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발인식 엄수된 3일 오전 시민들이 학교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헌화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선생님! 작년 6학년이었을 때 항상 최선을 다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3일 오전 서울 양천구의 초등학교 앞에는 이틀 전에 자신의 집에서 숨진 ㄱ 선생님을 추모하는 국화와 메모가 수북이 쌓였다.
‘얼굴도 모르는 후배님 얼마나 힘들었으면 귀하디귀한 내 자식 등지고 떠나셨나요? 가슴 사무치게 미안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참지 마세요. 너무 슬픕니다.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한 건가요 ’,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티어’ 나갔을지… 같은 6학년 담임이기에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미안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6학년 때 선생님께 수업을 들었던 학생입니다. 사실 어제도 왔었는데 아직 이 감정이 복잡하고 미묘해서 오늘 다시 와, 이것을 적어봅니다. 진짜 한 학기 동안 선생님 수업 좋게 들었고 하늘에서 항상 건강하시길 바래요’.
학생과 학부모, 동료 선생님들이 남겨놓은 추모 글에는 ㄱ 선생님에게 감사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정문 앞에는 선생님을 추모하는 조화가 길게 늘어섰다. 부모와 같이 온 학생들은 국화를 헌화하면서 선생님을 추모했다.
시민들이 숨진 교사를 추모하며 적은 글들. 백소아 기자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글을 적어 붙이고 있다. 백소아 기자
아이들과 같인 온 한 시민이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글을 적고 있다. 백소아 기자
이날 숨진 ㄱ 씨의 발인식이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 엄수됐다. 발인식은 유족과 친지 20여명이 발인식에 참석했다. 발인식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혹여라도 선생님이 고통받은 부분이 있으면 철저히 조사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며 “인터넷에서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나쁜 사람들도 있는데 철저히 조사해서 고인의 가시는 길이 아름답게 하겠다”고 말했다.
숨진 ㄱ 씨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지난해 2학기 교과전담교사로 복직했다. 올해는 6학년 담임을 맡았고 교직 생활의 어려움으로 3월부터 연가와 병가 등을 써왔다. 사망한 날(지난달 31일)은 질병휴직 마지막 날이었다.
시민들이 학교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헌화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한 어린이가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글을 적고 있다. 백소아 기자
한 어린이가 학교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헌화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한 어린이가 학교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헌화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ㄱ 선생님을 추모하는 국화꽃이 수북이 쌓여있다. 백소아 기자
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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