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및 학과 선택 시 진로 먼저 고민
올해도 자연계열 교차지원 지속 전망
다군 경쟁률·충원률 높은 점 고려해야
최초 합격자 아니어도 실망하지 말 것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입학원서 접수가 3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다. 정시 지원은 4년제 일반대학을 기준으로 가·나·다 군별 1개씩 최대 3번 지원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전문대학 정시모집 입학원서 접수도 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며, 일반대학과 달리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다.
정시모집에서는 수시모집 합격자(최초 및 충원)가 ‘정시 모집 및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합격’ 통보를 받고 대학에 등록하지 않은 경우에도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다. 단 KAIST, UNIST, GIST, DGIST 등처럼 특별법에 의해 설치된 대학들은 복수지원과 이중 등록 금지 원칙을 적용하지 않으므로 수시 합격 여부에 상관없이 정시 지원이 가능하다.
수시모집에 지원하지 않은 수험생들이라면 미리 원서접수 대행사(진학어플라이 또는 유웨이어플라이) 중 한 곳에서 통합회원으로 가입한 뒤 정시모집 공통원서를 작성해 놓으면 편리하다. 원서 접수 시에는 자신이 지원할 대학·학과의 전형요소와 제출서류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과 학과가 어느 입시 군에 속해 있는지 확인하고 군별 특징을 파악해 지원에 참고하면 좋다. 올해 정시에서 모집 인원이 집중돼 있는 군은 가군과 나군으로 중상위권 대학이 고르게 분포돼 있는 반면 다군은 전체 모집 인원과 선호도 높은 상위권 대학이 상대적으로 적어 경쟁률과 충원률 모두 높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정시 지원에서는 수능 성적별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상위권의 실질적인 지원 기회는 가군과 나군 2곳이므로 합격 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인서울 중상위권과 지방 상위권 대학 진학이 가능한 중상위권은 가나다 3곳 복수 지원이 가능하므로 수능 활용지표별 유불리에 유의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치우 소장은 “중하위권은 4년제 일반대학과 산업대학, 전문대학의 상위권 인기학과까지 지원범위가 넓어 무한대의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며 “정시 3번 이외에 추가 지원 기회가 있는 만큼 4년제 지원 대학과 학과를 안정, 적정, 상향으로 구분해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수험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 진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능시험 성적만으로 지원 가능 대학을 찾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학과 학과를 지원할 때 우선 고려해야 할 점은 자신의 적성과 진로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은 “수능시험 성적에 의한 한 줄 서기식 대학 선택은 대학 진학 후 반드시 후회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수능시험 성적표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학과(전공)를 설치하고 있는 대학을 찾아 지원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2024학년도 정시에서도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인문계열 교차지원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수능에서도 수학에서는 ‘확률과 통계’보다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들의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높았고, 국어에서는 ‘언어와 매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화법과 작문’보다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교차지원은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과 학과 특성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이 점에 유의해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의 교차지원 흐름을 살펴 지원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자연계열 수험생은 교차지원을 기회로 삼되, 무조건 지원하기보다는 해당 전공이 적성에 맞는지 충분히 고민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대입에서 최초 합격자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미충원으로 인한 추가합격 기회가 주어지는데다, 전문대의 경우 지원 횟수 제한이 없어 합격자들의 순차 이동이 2월 말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성룡 소장은 “매년 추가 합격자의 비율이 꽤 높은데, 특히 중위권 이하 대학의 경우 더더욱 추가 합격자의 비율이 높다”며 “정시 원서를 쓸 때는 최초 합격자에 포함되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하지 말고, 최종 발표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마음도 함께 갖고 세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시모집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정시모집에 합격하고 등록(최초 등록 및 추가 등록 포함)한 자는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단, 추가 모집 기간 전에 정시모집 등록을 포기하면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산업대학과 전문대학은 정시모집 등록을 포기하지 않아도 추가 모집 지원이 가능하다.
정시 모집 합격 시에는 입학 학기가 같은 2개 이상 대학에 이중 등록을 할 수 없다. 다만, 산업대·교육대·전문대와 특별법에 의해 설치된 대학과 각종 학교 간에는 이중 등록 금지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다. 유성룡 소장은 “대학별 입학전형이 종료된 후, 복수 지원 위반 사실이 전산자료 검색을 통해 확인될 경우 입학을 무효로 한다”며 “특히 교육당국이 이중 등록 및 복수 지원 위반 시 관련법을 엄중히 적용할 것이라고 밝혀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