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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이성교제 고민 상담할 수 있는 ‘멘토’ 돼 주세요

등록 2006-05-28 16:46수정 2006-05-29 14:20

자녀의 성 이렇게 말해보세요 /

청소년들이 나름대로는 신중한 이성교제를 하지만 일단 ‘사귀자’는 말을 하면서부터, 반은 호기심, 반은 열정으로 크고 작은 성경험들을 하게 된다. 과연 언제 어디까지 자녀의 이성교제를 허용할 것인가. 대부분 부모들은 적절한 기준이 없어 혼란스럽다. 아예 만나지 마라, 혹은 가볍게 교제하라 주문해 보지만, 제어하지 못하는 속도로 이성교제가 깊어져 당황하기도 한다. 일단, 본격적인 성경험을 한 청소년들은 그 사실을 부모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다는 점, 또 이전의 자기와는 전혀 다른 어른이 되었다는 기분 등 때문에 부모로부터 정서적 거리감도 느낀다. 비밀도 많아지고 데면데면해진 아이들을 보며 부모들도 배신감을 느낀다. 혹시 뭔가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때문에 학업이 엉망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과 간섭도 많아진다.

하지만 지나치게 순결만을 강요하거나 이성교제는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전제로 자녀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간섭하다 보면, 오히려 불필요한 긴장 때문에 일만 더 그르친다. 온전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시기에 어떤 식으로든 이성교제에 대한 경험을 미리 해 볼 필요가 있다. 이성과의 친밀감 형성이라는 과제는 성인이 되어 건강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 꼭 필요한 발달 과제인데, 학업성취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한국현실에서 적절한 시기를 놓쳐 성인이 된 후에 건강한 이성교제를 못해 결국 가정을 꾸리지 못하기도 한다.

자녀가 데이트를 처음 하게 되면, 서양의 부모들은 축하한다며 흥분된 마음으로 데이트 준비를 돕기도 한다. 그래서 서양사람들의 성이 문란한 것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실상을 모르는 소리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과는 달리 서양 중산층 가정의 청소년들은 어떤 면에서는 한국 청소년들보다 훨씬 더 보수적이고 윤리적이다. 한국부모들은 바깥에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며 이성교제를 하는 자녀들의 실상을 모를 뿐이다. 무조건 이성교제는 나쁘고 공부에 방해된다는 식으로 막기보다는 이성친구를 집에도 초대하고, 대화에도 참여시켜 이성교제를 하며 겪는 마음의 갈등을 나눌 필요가 있다.

이나미/신경정신과 원장
이나미/신경정신과 원장
청소년 시기에 사귄 이성친구는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청년기로 들어서기 전에 헤어지기 마련이다. 이성교제가 잘 안 되거나 깨져서 자녀가 상처받는 기간에 오히려 부모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 나름대로는 몹시 아파하는 자녀들의 마음을 때 맞춰 잘 보듬고 격려해 줄 수 있다면, 자녀들은 자신들의 부모를 크고 작은 것을 의논할 수 있는 진정한 멘토라 생각하며 마음의 문을 활짝 열 것이다.

이나미/신경정신과 원장 nleekr2000@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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