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과학교과서 각 단원의 도입부를 제시문 삼아 논제를 정하고, 제시문 내용을 간추리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다. 지난 2월22일 서울대가 실시한 2008학년도 논술 모의고사에 응시한 학생들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정형식 교사의 수학 과학 비타민 /
물리 교과서를 통해 제시문을 이해한 뒤 요약하기를 해보고, 짧은 글쓰기에 대해 알아보자. 이러한 활동은 좋은 과학 글쓰기의 기본 바탕이 될 수 있다. 이 때 사용하는 제시문은 교과서의 특정 부분에 한정된 글보다는 한 단원의 도입문에 사용되는 글이 좋다. 다음은 <고등학교 물리I> 교과서의 속도와 가속도 단원에서 첫 도입 부분의 지문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여러 가지 물체들은 다양하게 운동하고 있다. 기차와 같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도 있고, 달팽이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물체도 있다. 일정한 빠르기로 움직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빠르기가 점점 빨라지거나 느려지면서 운동하는 것도 있다. 또 운동 방향이 변하지 않고 똑바로 움직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시간에 따라 운동 방향이 계속 변하는 운동도 있다.
■ 교과서 논제
위 제시문을 참고로 운동의 종류와 그 예를 서술하여라.
■ 학생 답안 어느 방향으로, 어느 정도 빠르기로 운동하는지에 따라 운동을 나눌수 있다. 흔히 빠르기를 나타낼 때 느리다, 빠르다 등의 표현을 쓰는데 단순히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관측자가 임의로 정한 기준과 비교하여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시속 100km로 달리는 치타는 사람과 견주면 분명 빠른 동물이지만 초음속 전투기보다는 느리다. 음속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매우 빠르다고 할 수 있지만 빛의 빠르기보다는 느리다. 백화점의 에스컬레이터 위에 서서 층을 오르내리는 사람이나 공장의 컨베이어 위의 물건들은 빠르기가 일정한 운동을 한다. 반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체와 같이 빠르기가 점점 빨라지는 운동도 있고, 운동장 위를 굴러가는 축구공처럼 빠르기가 점점 느려지는 운동도 있다. 놀이공원에서 레일 위를 달리는 롤러코스터처럼 빠르기가 불규칙적으로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하는 운동도 있다. 이처럼 빠르기가 변하는지, 변한다면 어떤 식으로 어느 정도 변하는지에 따라서도 운동을 나눌 수 있다. 운동의 방향이 일정한지 계속 변하는지 등의 기준으로도 운동을 나눌 수 있다. 100m 달리기를 하는 육상선수들의 운동 방향은 직선에 가깝고 거의 변하지 않는다. 반면, 줄에 깡통을 매달아서 돌리며 쥐불놀이를 할 때 깡통은 매 순간 운동 방향이 변하는 운동을 하게 된다. ■ 해설 위 학생의 글에서 잘된 점은 문단 나누기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글을 쓰면서 문단 나누기에 소흘한 경우가 있다. 이것은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한 정확한 목표 없이 글을 쓸 때 생기는 현상이다. 문단을 나누는 것은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한 문단에는 하나의 생각을! 이것 하나만큼은 꼭 명심하자.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문단 나누기의 적절성이다. 위 학생은 모두 4개의 문단으로 자신의 글을 표현했는데, 각 문단의 내용이 다음과 같다. ①운동을 분류하는 기준, ②빠르다 느리다의 비교, ③빠르기가 일정함과 변함, ④운동 방향의 일정함과 변함. 위 내용을 살펴보면 각 문단 자체의 내용은 적절하게 표현되었지만, 문단끼리 관계가 자연스럽지는 못하다. 어떤 기준(빠름과 느림)으로 운동을 분류하고, 또 다른 기준(빠르기가 일정함과 변함)으로 운동을 분류하고, 또 다른 기준(운동 방향이 일정과 변함)으로 운동을 분류했다. 이렇게 다양한 기준으로 각각 운동을 분류하고 나열해 문단 전체가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이것은 글 전체를 아우르는 통일성이 없기 때문이다. 좀더 정교하게 내용을 구성하는 방법은 없을까? 제시문을 다시 살펴보고, 요약하는 훈련을 해 보자. 운동의 종류는 여러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논제에서는 제시문을 참고하라고 했으므로 제시문을 참고하는 것이 당연히 좋은 글이 되는 출발점이다. 제시문을 요약하고자 할 때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단순하게 글 내용을 간단히 쓰는 요약하기와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해 쓰는 요약하기가 있다. 이것을 ‘수동적으로 요약하기’와 ‘능동적으로 요약하기’라고 한다. 제시문을 ‘수동적으로’ 요약하면 빠르게 운동하는 경우와 느리게 운동하는 경우, 빠르기가 일정한 경우와 변하는 경우, 운동 방향이 일정한 경우와 변하는 경우 등 모두 여섯 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의 예를 들어가며 글을 쓸 수 있다. 실제 수업에 이 논제로 글쓰기를 시켰을 때, 60~70%의 학생들은 여섯 가지 혹은 아무런 기준 없이 여러 운동에 대한 글쓰기를 했는데, 이러한 글은 글의 통일성이 없이 중구난방으로 쓰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시문을 보다 ‘능동적으로’ 요약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자주 쓰이는 방법 중 하나가 핵심어를 찾아보는 것이다. 각 문단에서 핵심어를 잘 찾는 것 자체가 글을 잘 이해하고 잘 요약하는 길이다. 이제 주어진 제시문에서 핵심어를 찾아보면 ‘운동’, ‘빠르기’, ‘운동 방향’등이고, 이 단어들을 고려해 운동의 종류를 나누면, 빠르기와 운동 방향을 기준으로 이 두 가지 기준이 일정한 경우와 변하는 경우를 고려해 다음과 같이 ㅁ두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①빠르기와 운동 방향이 모두 일정한 운동, ②빠르기는 변하고 운동 방향이 일정한 운동, ③빠르기는 일정하고 운동 방향이 변하는 운동, ④빠르기와 운동 방향이 모두 변하는 운동. 이렇게 운동을 분류한 뒤 글을 시작하는 첫 문단에서 운동을 분류하는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에 합당하게 문단을 나눠 글을 써보면 좀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서울숭실고 물리교사
정형식 교사의 수학 과학 비타민
■ 학생 답안 어느 방향으로, 어느 정도 빠르기로 운동하는지에 따라 운동을 나눌수 있다. 흔히 빠르기를 나타낼 때 느리다, 빠르다 등의 표현을 쓰는데 단순히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관측자가 임의로 정한 기준과 비교하여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시속 100km로 달리는 치타는 사람과 견주면 분명 빠른 동물이지만 초음속 전투기보다는 느리다. 음속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매우 빠르다고 할 수 있지만 빛의 빠르기보다는 느리다. 백화점의 에스컬레이터 위에 서서 층을 오르내리는 사람이나 공장의 컨베이어 위의 물건들은 빠르기가 일정한 운동을 한다. 반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체와 같이 빠르기가 점점 빨라지는 운동도 있고, 운동장 위를 굴러가는 축구공처럼 빠르기가 점점 느려지는 운동도 있다. 놀이공원에서 레일 위를 달리는 롤러코스터처럼 빠르기가 불규칙적으로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하는 운동도 있다. 이처럼 빠르기가 변하는지, 변한다면 어떤 식으로 어느 정도 변하는지에 따라서도 운동을 나눌 수 있다. 운동의 방향이 일정한지 계속 변하는지 등의 기준으로도 운동을 나눌 수 있다. 100m 달리기를 하는 육상선수들의 운동 방향은 직선에 가깝고 거의 변하지 않는다. 반면, 줄에 깡통을 매달아서 돌리며 쥐불놀이를 할 때 깡통은 매 순간 운동 방향이 변하는 운동을 하게 된다. ■ 해설 위 학생의 글에서 잘된 점은 문단 나누기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글을 쓰면서 문단 나누기에 소흘한 경우가 있다. 이것은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한 정확한 목표 없이 글을 쓸 때 생기는 현상이다. 문단을 나누는 것은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한 문단에는 하나의 생각을! 이것 하나만큼은 꼭 명심하자.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문단 나누기의 적절성이다. 위 학생은 모두 4개의 문단으로 자신의 글을 표현했는데, 각 문단의 내용이 다음과 같다. ①운동을 분류하는 기준, ②빠르다 느리다의 비교, ③빠르기가 일정함과 변함, ④운동 방향의 일정함과 변함. 위 내용을 살펴보면 각 문단 자체의 내용은 적절하게 표현되었지만, 문단끼리 관계가 자연스럽지는 못하다. 어떤 기준(빠름과 느림)으로 운동을 분류하고, 또 다른 기준(빠르기가 일정함과 변함)으로 운동을 분류하고, 또 다른 기준(운동 방향이 일정과 변함)으로 운동을 분류했다. 이렇게 다양한 기준으로 각각 운동을 분류하고 나열해 문단 전체가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이것은 글 전체를 아우르는 통일성이 없기 때문이다. 좀더 정교하게 내용을 구성하는 방법은 없을까? 제시문을 다시 살펴보고, 요약하는 훈련을 해 보자. 운동의 종류는 여러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논제에서는 제시문을 참고하라고 했으므로 제시문을 참고하는 것이 당연히 좋은 글이 되는 출발점이다. 제시문을 요약하고자 할 때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단순하게 글 내용을 간단히 쓰는 요약하기와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해 쓰는 요약하기가 있다. 이것을 ‘수동적으로 요약하기’와 ‘능동적으로 요약하기’라고 한다. 제시문을 ‘수동적으로’ 요약하면 빠르게 운동하는 경우와 느리게 운동하는 경우, 빠르기가 일정한 경우와 변하는 경우, 운동 방향이 일정한 경우와 변하는 경우 등 모두 여섯 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의 예를 들어가며 글을 쓸 수 있다. 실제 수업에 이 논제로 글쓰기를 시켰을 때, 60~70%의 학생들은 여섯 가지 혹은 아무런 기준 없이 여러 운동에 대한 글쓰기를 했는데, 이러한 글은 글의 통일성이 없이 중구난방으로 쓰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시문을 보다 ‘능동적으로’ 요약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자주 쓰이는 방법 중 하나가 핵심어를 찾아보는 것이다. 각 문단에서 핵심어를 잘 찾는 것 자체가 글을 잘 이해하고 잘 요약하는 길이다. 이제 주어진 제시문에서 핵심어를 찾아보면 ‘운동’, ‘빠르기’, ‘운동 방향’등이고, 이 단어들을 고려해 운동의 종류를 나누면, 빠르기와 운동 방향을 기준으로 이 두 가지 기준이 일정한 경우와 변하는 경우를 고려해 다음과 같이 ㅁ두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①빠르기와 운동 방향이 모두 일정한 운동, ②빠르기는 변하고 운동 방향이 일정한 운동, ③빠르기는 일정하고 운동 방향이 변하는 운동, ④빠르기와 운동 방향이 모두 변하는 운동. 이렇게 운동을 분류한 뒤 글을 시작하는 첫 문단에서 운동을 분류하는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에 합당하게 문단을 나눠 글을 써보면 좀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서울숭실고 물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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