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연세·성균관대 등 내신관련 한목소리에
다른 대학들 “교육부 끌려다녀선 안돼” 비판
다른 대학들 “교육부 끌려다녀선 안돼” 비판
최근 대학 입시 내신 비중 논란과 관련해, 이른바 ‘상위권’ 7개 사립대들의 ‘따로 무리짓기’ 행태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도권 다른 사립대들이나 지방 대학들은 이들 대학이 “독주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교육인적자원부에도 “소수 대학에 지나치게 끌려다닌다”고 비판한다.
고려·연세·성균관·이화여·서강·중앙·한양대 등 7개 대학 입학처장들은 ‘2008학년도 대입제도’ 시행과 관련해 여러 차례 한목소리를 내며 ‘공동 보조’를 밟곤 했다. 2005년 12월26일 공동 기자회견을 자청해 2008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안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논술 반영비율을 확 높인다고 했다가, “학생부 비중을 낮추지 말라”는 교육부 권고와 “대학 서열화를 강화하는 행태”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지난해 5월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1개 대학 입학처장 회의를 열어 ‘학생부 50% 이상 반영’을 발표했을 때는 마지 못해 동의했다는 표정이었고, 같은해 9월엔 대교협 발표를 앞질러 학생부 비중 확대 약속을 따로 발표하며 ‘그들만의 행보’를 계속했다.
그래서인지 이들 대학의 입학전형 방식도 ‘닮은꼴’이다. 올해 고려대를 필두로 잇따라 내놓은 수능 우선선발이 그것이다. 내신 1~4등급 만점안으로 고교 학생부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는 점도 엇비슷하다.
이들 대학 입학처장들은 ‘정보 교환 모임’일 뿐이라고 말한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타겟(지원 학생들)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내신 논란과 관련해 이화여대를 뺀 6곳 입학처장들이 정부 내신 비중 확대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도 ‘대학 자율 보장’을 요구한 것은, 이 모임이 공동 대응 수단도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내신 공방이 이들 일부 대학 위주로 이뤄지는 점에 여러 대학들의 불만과 비판이 쏟아진다.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인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은 “수도권 몇몇 대학에 한정돼 논의가 진행되고, 교육부가 몇몇 대학에 좌지우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승주 전남대 학생지원처장은 “시골 학생도 어느 정도 학력만 유지되면 대학 교육에 문제가 없고, 더 나은 자기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며, 7개 사립대들의 내신 경시 태도를 비판했다. 강영심 부산대 입학부처장은 “대학도 고교 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육부도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은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학총장 토론회’에서 “몇몇 대학 입학처장들의 사적 모임에 정책이 끌려가선 안 된다”며 교육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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