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숙 한국코칭센터 대표
고현숙 학부모코칭 /
아이에게 가치를 가르치기
일하는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헌신할 수 없었던 나는 주변에 조언을 구했다. 그런데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지, 어떤 학원에 다니는지 등은 눈에 보이지만, 아이들과 어떤 대화를 하고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등 일상적인 것은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보이지 않는 것’들의 영향력이 커 보였다. 아이의 가치관이랄까, 세상을 보는 눈, 사람을 대하는 자세 등 기본적인 것에 대해 부모로서 뭔가 가르쳐 주고 싶긴 한데, 한계가 있었다. 아이는 친구, 매스컴, 인터넷, 대중 스타의 영향을 받는 것 같았다. 아침에 나가 저녁에나 겨우 얼굴을 보는 부모는 이래저래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큰 아이는 초등 5학년 때 친구들에게 몇 만원씩을 쓰는 친구와 친하게 지냈다. 아이에게 ‘너도 비슷하게라도 줄 수 있는 게 아니면 받지 않는 게 좋다. 과한 것을 받으면, 나중에는 싫은 일도 거절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말해줬다. 아이는 끄덕거렸지만, 이해가 안 간다는 눈치였다. 안 그래도 사회 전체가 물질 만능, 외모 중시, 즉각적인 오락거리, 피상적인 관계 맺기 등으로 휩싸여 있는데 돈에 대한 지나친 선망이 생길까 조바심이 났다.
공부나 기량은 나중에라도 기를 수 있지만, 어릴 때 형성되는 가치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역량은 ‘그가 무엇을 하는가’ 하는 행위와 성과의 측면이라면, 가치관은 ‘그가 누구인가’ 하는 존재와 인격의 문제다. 그 때쯤 <자녀에게 가치를 가르치기> 라는 번역 책을 읽었는데 ‘가치를 아이들의 언어로 번역해 구체적으로 가르치라’고 돼 있었다. 예를 들어 ‘정직’이라는 가치를 다룰 때는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 들어주고 나서, 어떨결에 한 거짓말 때문에 추가적인 거짓말을 더하게 되는 것, 그것 때문에 마음이 불안해지는 것, 자신감이 없게 되고 그 사람을 피하게 되는 것 등 거짓말이 낳는 귀결을 선명하게 이해시키라는 것이다. 정직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고 더 친한 관계를 만들며, 안 그런 척 거짓을 하는 것보다는 실수를 인정하는 태도가 너그러운 마음이라는 것도. 가치관에 대한 우리의 고민은 큰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물론 학교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며, 부모의 몫은 늘 따로 있다. 하지만 학교와 부모가 아이의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는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아이 학교에서 보내온 글에는 여전히 “아이가 어떤 경로를 통해 성장해 가는지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확신에 차 있지 않으며, 결국 한 사람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판단은 늘 미루어져야 한다”며 “조금 늦게 가더라도, 조금 헤매더라도, 조금 혼란 속에서 아파하더라도 양치는 개처럼 사납게 짖으며 대열 안에 들어가도록 강제하지 않았다”고 쓰여 있었다. 당장의 학업성과를 내라고 내모는 응급처치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 밭을 먼저 일구는 농부의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한국코칭센터 대표 Helen@eklc.co.kr
공부나 기량은 나중에라도 기를 수 있지만, 어릴 때 형성되는 가치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역량은 ‘그가 무엇을 하는가’ 하는 행위와 성과의 측면이라면, 가치관은 ‘그가 누구인가’ 하는 존재와 인격의 문제다. 그 때쯤 <자녀에게 가치를 가르치기> 라는 번역 책을 읽었는데 ‘가치를 아이들의 언어로 번역해 구체적으로 가르치라’고 돼 있었다. 예를 들어 ‘정직’이라는 가치를 다룰 때는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 들어주고 나서, 어떨결에 한 거짓말 때문에 추가적인 거짓말을 더하게 되는 것, 그것 때문에 마음이 불안해지는 것, 자신감이 없게 되고 그 사람을 피하게 되는 것 등 거짓말이 낳는 귀결을 선명하게 이해시키라는 것이다. 정직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고 더 친한 관계를 만들며, 안 그런 척 거짓을 하는 것보다는 실수를 인정하는 태도가 너그러운 마음이라는 것도. 가치관에 대한 우리의 고민은 큰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물론 학교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며, 부모의 몫은 늘 따로 있다. 하지만 학교와 부모가 아이의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는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아이 학교에서 보내온 글에는 여전히 “아이가 어떤 경로를 통해 성장해 가는지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확신에 차 있지 않으며, 결국 한 사람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판단은 늘 미루어져야 한다”며 “조금 늦게 가더라도, 조금 헤매더라도, 조금 혼란 속에서 아파하더라도 양치는 개처럼 사납게 짖으며 대열 안에 들어가도록 강제하지 않았다”고 쓰여 있었다. 당장의 학업성과를 내라고 내모는 응급처치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 밭을 먼저 일구는 농부의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한국코칭센터 대표 Helen@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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