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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보조사’는 팔방미인

등록 2008-04-06 15:25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
[난이도 수준=중2~고1]

22. 조사 ①
23. 조사 ②
24. 조사 ③

지난 시간에는 조사의 한 갈래인 격조사를 살펴보았다. 오늘은 조사의 또다른 갈래인 보조사에 대해 알아보자.

‘보조사’는 한자로 ‘補助詞’라고 쓴다. 그대로 풀면 ‘덧보태는 조사’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다음 예문들을 보면 알 수 있다: ①언니도 국수를 잘 먹는다 ②언니는 국수도 잘 먹는다 ③언니가 국수를 잘도 먹는다.

‘도’라는 조사가 세 군데에 붙었다. 그런데 ①에서는 ‘언니’라는 주어에, ②에서는 ‘국수’라는 목적어에, 그리고 ③에서는 ‘잘’이라는 부사어에 붙었다. 이렇게 보조사는 여러 문장성분에 쓰이면서 해당 낱말의 자격을 나타냄과 동시에 저마다 독특한 뜻을 덧보태는 일을 한다.

이 밖에 자주 쓰이는 보조사로 ‘만’이 있는데, 그 쓰임새를 보면 이렇다: ‘엄마만 나를 나쁘게 말한다’(주어) ‘엄마는 나만 나쁘게 말한다’(목적어) ‘엄마는 나를 나쁘게만 말한다’(부사어) 등. 우리가 흔히 주격조사로 알고 있는 ‘은/는’도 사실은 보조사에 속한다. ‘형은 밥을 빨리 못 먹는다’에서는 주어에 쓰였고, ‘형이 밥은 빨리 못 먹는다’에서는 목적어에, ‘형은 밥을 빨리는 못 먹는다’에서는 부사어에 쓰였다(이 중에서 주격으로 쓰인 보조사 ‘은/는’과 주격조사 ‘가/이’를 구별해서 쓰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데, 여기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자세히 살펴보겠다).


보조사의 특이한 점 또 한 가지는, 이미 격조사가 쓰인 자리에 덧붙기도 한다는 점이다. ‘집안에서만 큰소리치는 남자’ ‘왼손으로도 글씨를 잘 쓰는 아이’ ‘공부에만 매달리는 범생이’ 따위가 그 예다.

지금까지 살펴본 여러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보조사는 그 성격이 격조사와 사뭇 다르다. 격조사는 어떤 낱말이 문장 안에서 어떤 노릇을 하는지, 즉 주어인지 목적어인지 부사어인지 등을 나타내는 기능만을 한다. 격조사는 이렇게 문장성분을 결정해주는 기능 말고는 아무런 뜻을 지니고 있지 않다. 이에 비해 보조사는 저마다 특정한 뜻을 더해주는 노릇을 한다. 예컨대 앞에서 살펴본 ‘도’는 부가 혹은 첨가의 뜻이 있고, ‘은/는’은 주로 대조의 뜻이, ‘만’은 한정의 뜻이 있다.

지난 시간에, 우리말의 조사는 영어에서 ‘위치’가 하는 일을 한다고 했다. 이것은 주로 격조사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오늘 보았듯이 보조사에 속한 조사들은 영어에서 부사가 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만’은 ‘only’에, ‘도’는 ‘also’에 비길 수 있다.

그런데 조사가 지닌 얼굴은 이것이 다가 아니다. 우리말의 조사는 때로는 영어의 전치사에 해당하는 기능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영어에서 문장의 성격이나 종류를 결정하는 기능에 비견되는 일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보조사는 영어로 옮겼을 때 두 단어 이상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번역이 아주 까다롭거나 아예 번역이 불가능한 경우까지 있다. 이런 점을 보아도 우리말에서 조사가 얼마나 복잡 미묘한 기능을 하는 요소인지 잘 알 수 있다.

끝으로 숙제를 하나 낸다. 다음의 보조사들이 저마다 어떤 뜻을 지니고 있는지, 또 영어로는 어떻게 번역할 수 있는지, 혹은 영어에서 어떤 기능에 해당하는 일을 하는지 각자 탐구해보기 바란다: 부터, 까지, 조차, 마저, 마다, (이)나, (이)든지, (이)라도, (이)나마….

김철호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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