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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들에게 고귀함을 일깨워주자

등록 2008-09-28 16:29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추석 무렵에 아내와 함께 <맨 오브 라만차>라는 뮤지컬을 관람했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각색해서 만든 작품인데 거의 반세기 동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고 한다. 사실 초교 시절에 교과서에 나오는 것을 읽은 이후로 제대로 된 소설 <돈키호테>를 읽은 기억이 없다. 돈키호테에 대해서는 늘 ‘어리석은 사람의 기행(奇行)에 대해 써 놓은 소설이 뭐가 그리 대단해서 고전으로 대접할까’ 하는 의문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뮤지컬을 보면서 과연 명작은 명작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뮤지컬의 내용을 보면 ‘라만차’라는 마을에 살고 있던 돈키호테가 기사 소설을 많이 읽다가 결국 자신이 기사가 된 것으로 착각하고 길을 떠난다. 동네 여관을 성으로 착각하고 들어가서 여관의 주인을 성주로 모시고, 여종업원인 알돈자를 상상 속에서 그리고 모시던 둘시네아 공주로 떠받든다. 알돈자는 “하늘에서 내린 여인 둘시네아, 천사의 속삭임 같은 그대 이름 둘시네아 둘시네아”라는 돈키호테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는 황당해 하며 자신을 놀리는 줄 알고 화를 낸다. 그렇지만 돈키호테의 하인인 산초의 도움으로 그의 진심을 알게 되자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이런 희망 속에서 알돈자는 돈키호테와 노새끌이들과의 한판 싸움에 끼어들게 되고 급기야는 돈키호테의 편을 든다. 그 대가로 알돈자는 그들에게 처참하게 유린당하고 더 큰 좌절을 느끼고 혼란을 겪게 된다. 하지만 결국 알돈자는 혼란을 이겨내고 자신 속에서 둘시네아의 고귀함을 찾는다.

나는 이 뮤지컬을 보며 누군가가 영혼의 고귀함을 진정으로 알아주면 누구나 자신의 고귀함을 찾을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를 확인하며 깊이 전율했다. 특히 돈키호테와 둘시네아의 관계에 일반적인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를 투영하면서 더 큰 감동을 느꼈다. 부모가 아이들을 진심으로 고귀하게 여기면 우리 아이들은 당연히 고귀하게 설 것이다. 혹시라도 지금 자녀가 자신이 고귀한 존재라는 걸 모른다면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딱 하나다. 즉시 자녀를 고귀하게 여기고 대접하는 것이다. 물론 일시적으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고 중요한 일이다.

돈키호테의 간절한 말이 아직도 가슴을 울린다. “세상이 미쳐 돌아갈 때 누구를 미치광이라 부를 수 있겠소? 꿈을 포기하고 이성적으로 사는 것이 미친 짓이겠죠. 쓰레기 더미에서 보물을 찾는 것이 미쳐 보이나요? 아뇨! 너무 똑바른 정신을 가진 것이 미친 짓이오! 그 중에서도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라오” 그렇다! 지금은 세상을 탓할 때가 아니다. 아이들에게 고귀함을 일깨워주는 일은 우리가 부모로서 포기하면 안 되는 꿈이다.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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