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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들과 ‘일대일 데이트’ 해보자

등록 2008-09-07 16:06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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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진학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나는 가끔 아이들과 일대일 데이트를 즐긴다. 나는 좀더 자주 하고 싶지만 서로의 사정상 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고, 또 데이트의 속성상 한 사람만 좋아서는 안 될 일이어서 성사되는 게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한번 약속이 잡히면 나는 기대감에 부풀고 어디 가서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이들도 그런 마음이면 좋으련만 정말로 좋아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내가 부담하는 데이트 비용이 자꾸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이들과 데이트가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은 9년 전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워크숍에 참석해서였다. 워크숍 과정 중에 나의 80세 생일 잔치 때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찬사를 받고 싶은지 쓰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나는 ‘아빠는 엄격하기도 했지만 정말로 따뜻한 분이었다.’라는 찬사를 듣고 싶다고 썼다. 써놓고 나니 정말로 그런 찬사를 받고 싶었다.

?그 당시 내가 본 나는, 겉모습은 부드럽고 따뜻했지만 내면은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늘 아이들을 못미더워하고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까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대로 지속하다가는 엄격한 것은 맞지만 따뜻하다는 말은 듣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아이들과 일대일 데이트를 하는 것이었다. 나의 엄격함으로 인해 서서히 높아져가던 아이들의 마음의 벽을 데이트를 통해 낮추기를 바랐다.

아이들이 고등학교 입학 무렵에 시작한 데이트는 처음에는 매월 하다가, 격월로 하기도 했다가 최근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하게 되었다. 야구장에, 농구장에, 또 음악회에도 가고 마당놀이도 갔다. 딸과 1박2일 패키지 기차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아들과 거제도로 자신의 탄생지 답사도 다녀 왔다. 지난 2월에는 딸과 함께 타이의 푸껫에 가서 며칠 동안 재미있게 놀다 왔다. 패키지 여행이었는데 처음엔 일행들이 엄마가 빠진, 딸과 아빠만의 여행에 대해 몹시 궁금해했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적극 지지하고 지원한 여행이라는 것을 알고 다들 부러워했다.

아이들과 하는 데이트는 횟수를 거듭하면서 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좋은 분위기를 이용해서 아이들에게 뭔가 감동적인 말을 하려고 끊임없이 눈치를 살폈다. 그러다가 적절한 기회를 살펴 미뤄두었던 하고 싶은 잔소리를 나름대로 나이스하게 했다. 하지만 그런 말들은 번번이 그야말로 본전도 못 찾는 말들로 바로 판명이 났다. 즐기기 위한 시간에는 잘 즐기는 것이 최고로 좋은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냥 두고 보면서 신뢰를 쌓는 편이 아이들로 하여금 필요할 때 조언을 구하러 오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다 커서도 이렇게 일대일 데이트를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아이들과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 특히 아내의 적극적인 지지와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로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내는 아빠와 아이의 좋은 관계가 자녀교육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도와준 아내 덕분에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생긴 셈이다.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남관희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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