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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들의 꿈’ 쥐어짜지 마라

등록 2008-06-08 16:53수정 2008-06-08 17:01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어느 고등학생의 아버지가 “아이가 꿈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꿈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아이가 어떤 꿈이든 갖고 있는 것만 확인해도 안심하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래서 그분과 함께 아이가 왜 꿈을 얘기하지 않는지 분석해봤다. 결과는 이랬다. 첫째, 정말로 꿈이 아직 없거나, 꿈은 있는데 아직 구체적이지 않고 희미해서 말하지 못하는 경우다. 둘째, 꿈을 이룰 자신이 없어서다. 셋째, 부모가 반대해 꿈을 말하면 부모한테서 거부당하거나 필요 없는 갈등을 일으킬까봐서다. 넷째, 부모들의 간섭을 불러올까 두려워서다.

아이들 꿈 때문에 답답해하는 부모들에게 내가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당신은 언제 당신의 꿈을 구체화했나요?’ 대답을 들어보면 중고생 시절에 꿈을 확실히 한 경우는 많지 않다. 많은 이들은 ‘지금도 없는데요’라고 한다. 꿈이 있으면 좋은 것은 알지만, 없다고 구박하고 쥐어짤 일은 아니다. 이런저런 책을 자연스럽게 읽고 꿈을 갖도록 하는 게 고전적인 방법이다. 최근에는 청소년을 위한 리더십 워크숍이나 꿈 찾기 워크숍 등이 있어 도움이 된다. 제대로 된 꿈이 아직 없다고 답답해하는 아이에게 오히려 이렇게 얘기해 주자.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라 아직 모르는 것이겠지. 우리도 가을이 되기 전까지는 국화 꽃이 있다는 걸 잊어버리고 살잖니. 네가 정말 잘하는 것이 언제쯤 나타날지 우리 같이 기다려보자꾸나.”(한국청소년상담원 출간 <1분이면 마음이 열립니다>에서 인용)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은 애정 어린 지지다. 서로 꿈에 대해 얘기하고 지지해준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아이의 꿈을 부모가 반대해 관계가 점점 나빠지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공부 잘하는 아이가 운동이나 예술 쪽의 길을 간다면 아직도 답답해하는 부모들이 뜻밖에 많다. 심하면 아이가 무기력증에 빠지는데 정말 안타깝다. 이런 분들을 위해 다음의 시를 들려주고 싶다. 20세기 초의 시인이며 화가인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 나오는 ‘아이들을 위하여’ 라는 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그대들은 활, 그대들의 아이들은 마치 살아 있는 화살처럼 그대들로부터 앞으로 쏘아져 나아간다. 그리하여 사수이신 신은 무한의 길 위에 한 표적을 겨누고 그분의 온 힘으로 그대들을 구부리는 것이다. 그분의 화살이 좀더 빨리, 좀더 멀리 날아가도록. 그대들 사수이신 신의 손길로 구부러짐을 기뻐하라. 왜? 그분은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시는 만큼 또한 흔들리지 않는 활도 사랑하시므로.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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