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4~5년 전쯤의 이야기다. 아이들이 연년생으로 대학생이 되었는데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에 대해 이런저런 불만이 많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아이들이 학교에 가거나 외출할 때 방에 있는 나에게 인사하지 않고 슬그머니 나간다는 것이었다. 물론 들어와서도 방에 있는 나에게 인사하지 않고 자기 방에 들어가거나 마루에서 티브이를 보거나 하는 것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불러다 놓고 그러면 되겠느냐고 야단치고 싶기도 했지만 좀더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해봤다. 그런 고민 끝에 택한 것이 내가 먼저 인사하기였다. 아이들이 나가는 기척이 있으면 아무리 바빠도 쫓아나가 잘 다녀오라고 인사했다. 들어올 때도 아이가 내 방에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나가서 반갑게 맞았다. 이러기를 한두 달 하니까 아이들도 외출하거나 귀가할 때 내 방에 들러 인사하기 시작했다. 기뻤다. 혼내지 않고 야단치지 않고 좋은 예의를 가르쳤으니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와서 인사하기 시작하자 이제 버릇이 잘 들었겠거니 생각했다. 앞으로 내가 나가지 않아도 꼬박꼬박 인사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내가 기다리자 그동안의 예절 교육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것 같았고 그렇게 되는 게 안타깝고 좌절감마저 들 지경이었다. 결국 내가 택할 수 있는 것은 별로 맘에 들지는 않지만 애들을 시험하지 않고 나가서 먼저 인사하는 것이었다. 이러다 보니 늘 아이들이 들어오면 ‘인사를 먼저 할까, 말까?’ 하면서 조금은 신경 쓰이고 불편했다. 최근까지 이런 상황이었는데 내 패러다임을 확 깨는 계기가 있었다.
얼마 전에 코칭을 강의하기도 하고 실제로 코치를 하기도 하는 전문코치 두 분과 함께 앉아서 환담을 했다. 얘기 중에 두 분도 거의 똑같이 아이들의 외출이나 귀가 때 먼저 인사하기를 실천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그중 한 분이 먼저 인사하기를 시작한 패러다임이 나와 달랐다.
그분도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인사를 안 하고 다니는 것에 속상해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어떻게 가르칠까 생각한 게 아니라 아랫사람이 꼭 먼저 인사를 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결론은 윗사람이 먼저 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내가 먼저 인사하는 게 불편하지 않았고 가끔 아이가 먼저 인사하러 오면 고마운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했다. 늘 마음속으로 조금씩 불편했던 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의 삶이었던 셈이 다.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그분도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인사를 안 하고 다니는 것에 속상해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어떻게 가르칠까 생각한 게 아니라 아랫사람이 꼭 먼저 인사를 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결론은 윗사람이 먼저 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내가 먼저 인사하는 게 불편하지 않았고 가끔 아이가 먼저 인사하러 오면 고마운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했다. 늘 마음속으로 조금씩 불편했던 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의 삶이었던 셈이 다.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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