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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녀 스스로 고민할 기회’ 뺏지 말자

등록 2008-06-22 16:34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군대 간 아들이 오늘 제대했다. 앞으로의 삶에 대해 뭔가 단단히 각오를 하고 온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나보다 일찍 군대를 보낸 친구들이 하는 말이 생각났다. “군대가 참 좋더라. 부모가 못하는 것을 나라가 대신 해 주더라.” 군대에서 제대할 즈음이 되면 모든 아들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본격적인 고민을 하고 대책을 세우고 실천을 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또한 대학에서는 복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때가 되면 아이들은 자신의 앞날을 진지하게 걱정하며 이것이 바로 실행력으로 전환되면서 생활하는 모습이 바뀌게 된다. 그런 아이들을 못미더워하면서 부모가 걱정을 미리 해주면 오히려 아이들은 때가 되어도 스스로 고민하는 힘이 약화된다.

이렇게 때가 되면 스스로 걱정을 하지만, 어떤 상황이 닥쳐도 아이들은 스스로 걱정을 한다. 이제 곧 중고생들의 기말고사가 시작될 것이다.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도 잠시, 성적표를 받아 오면 아이들은 스스로 고민하게 된다. 어느 중2 부모의 사례를 보자. 아이가 중간고사를 보고 성적표를 보여주지 않아서 아이에게 물었단다. 그랬더니 성적표를 홱 던져 놓고 집을 나가서 시간이 꽤 지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도 아이는 받지 않았고 겁이 난 부모가 어찌하면 좋을지 조언을 요청해 왔다. 그래서 아이에게 문자를 보내도록 했다. ‘저녁 반찬 맛있게 해 놓았으니 빨리 와서 먹자’고 보내니까 아이가 한참 만에 겸연쩍게 들어와서 식사를 하더라는 것이다. 스스로 혼난 애에게 또다시 혼내는 일은 무의미한 일일 뿐이다.

스펜서 존슨이 쓴 <1분 엄마>에 보면 이런 대화 내용이 나온다. “아이가 역사과목에서 D 맞은 것을 언급하지 않은 것이 부모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요? 아니에요. 그건 그 아이의 책임이에요. 내가 책임을 대신 진다면 지미는 책임지지 않으려고 할 거예요.” 지미라는 아이가 성적을 잘 못 받은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1분 엄마를 보고 무책임한 행동이 아니냐고 묻자 1분 엄마가 대답한 내용이다.

그렇다. 부모가 아이의 걱정을 대신 해 주면 아이는 그 걱정의 정도가 낮아지고 따라서 책임지려는 의식도 줄어들 것이다. 화학에서 에너지 총량불변의 법칙처럼 걱정 총량 불변의 법칙이라도 있는 것 같다. 자녀의 걱정을 미리 뺏지 말자. 아이가 걱정할 때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다가 앞으로 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코칭해 주자. 내 걱정도 줄이고 아이의 책임감도 키워주는 일이 될 것이다.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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