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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전업주부든 맞벌이든, 내 삶에 당당하자

등록 2009-09-27 15:03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이런 하소연을 종종 한다. 경제적인 여유와 자식에 대한 지원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 젊을 때 부부가 합심해서 돈 버는 것도 당연하다. 어려움이 있지만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기고 직장에 나간다. 하지만 간혹 회의도 든다. 이렇게 열심히 돈 벌어 아이들을 과외와 학원을 보내고 있는데 아이는 잘 자라고 있는 건가. 부쩍부쩍 자라는 건 보이는데 공부가 시원치 않다. 엄마가 힘들게 돈 벌어 학원비를 대주는 걸 몰라주는 자녀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빠 죽겠는데 남편은 조금 도와주고 할 일 다한 듯이 누워 있는 걸 보면 열통이 터진단다.

오래전 일이지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 한 여성이 위의 사례와 비슷한 질문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스님은 이렇게 대꾸했다. “그러게, 왜 결혼했어요? 그리고 아이는 또 왜 낳았어요? 저처럼 혼자 살면 좋잖아요.” 모두 크게 웃었지만, 웃고만 지나갈 말은 아니었다. 이 말은 이런 상황도 본인이 선택한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무수한 선택을 하고 산다. 아니,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결국 맞벌이도 내가 선택한 것이다. 아이를 위해, 가정을 위해 희생한다는 사람이 많은데, 언뜻 보면 그런 거 같아도 곰곰 생각해보면 내 행복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올바른 선택이라는 게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선택 자체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다만,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느냐가 문제다. 우리는 어떤 선택도 할 수 있다. 전업주부라고 모두가 아이를 잘 키운 건 아닐 테고 직장 맘이라고 모두가 아이를 못 키운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어떤 선택이 좋은가’는 좋은 질문이 아니다. 다만 전업주부라면서 돈을 못 벌어 아이에게 좀더 풍족하게 해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직장 맘으로서 아이에게 시간을 충분히 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면 이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빛에 그림자가 있는 것을 안타까워할 것인가.

그래도 안타까워하는 것까지는 괜찮다. 늘 미안해하면서 아이에게 잘해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주눅이 든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어떤 판단에도 힘이 없고 일관성이 없어 삶에 지친 모습만을 연출할 수밖에 없다. 이런 엄마의 모습은 아이를 어쩔 줄 모르게 하고 불안하게 한다. 엄마 스스로 자신의 삶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교육은 없다.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해 돈이 좀 부족하면 어떤가. 돈 버느라고 자녀에게 할애할 시간이 좀 부족하면 어떤가. 10점 만점에 10점의 노력은 못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잘 살려고 꽤 성실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의 선택에 당당하자. 현재는 내가 한 선택의 결과이고, 미래 또한 내가 선택하는 거라고 크게 소리쳐 보자.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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