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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축제가 끝났다, 그리고?

등록 2009-10-09 14:58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규장각동 1층 상영관에서 왼쪽부터 박재동 축제위원장, 이현세 진흥원 이시장, 임형택 진흥원 원장이 앉아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성상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규장각동 1층 상영관에서 왼쪽부터 박재동 축제위원장, 이현세 진흥원 이시장, 임형택 진흥원 원장이 앉아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성상민
[만화] BICOF, 그리고 진흥원의 앞날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지난 9월 27일부로 BICOF(부천국제만화축제) 2009가 막을 내렸다. 세계 유일의 국가적 차원의 만화 지원 법인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KOMACON)의 개관과 함께한 BICOF는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를 성대하게 마무리지었다. 모두들 진흥원의 개관과 뮤지엄 만화규장각(구 한국만화박물관)과 만화도서관의 이전을 축하하는 분위기를 즐겼다. 거기에다가 한국 만화 100년도 겹친 올해의 행사는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축제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BICOF 2009가 신종 플루 문제로 일부 행사가 축소되는 위기 속에서 무사히 마무리를 지었고 KOMACON이 넓은 부지의 건물 안에 자리잡게 되었지만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불과하다. SICAF의 위상이 계속 하락하고 출판 만화와 웹툰의 과도기로 인해 만화계가 들썩거리는 이 때, BICOF와 KOMACON은 어떡해야 하는 것일까.

BICOF, 규모는 넓었지만 관람객은 주말에만 반짝

우선, 올해 만화계의 가장 큰 행사로 주목을 받은 BICOF 2009를 살펴보자. BICOF는 작년까지 주로 복사골문화센터에서 개최되었다. 부천시청을 제외하면 부천시의 유일한 공공 다목적 전시공간이고 송내역과 비교적 가까운 지리적인 이점이 있었지만 장소의 협소함으로 많은 문제가 되었었다. 전시는 하나 정도 밖에 준비할 수 밖에 없었고, 출판사 부스도 각 층마다 분산되어 설치해서 관람객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였다.

그런 점에서 부천영상산업단지 내에 설치된 KOMACON 건물에서 개최된 이번 BICOF는 적어도 공간의 문제는 없었다. 널찍한 공간에서 다양한 행사를 치를 수가 있었다. 그러나 개막식과 주말을 제외하면 관람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가장 첫 번째로 지적받는 문제는 KOMACON의 위치이다. 가능한 넓은 부지를 얻기 위해 영상산업단지 내에 건물을 마련하였지만 송내역에서 버스를 타고 20 ~ 30분을 타고 가야하는 먼 곳에 있어 부천 시민들도 편하게 오기에 어려웠다. 공간은 넓어졌지만 반면에 위치적인 면에서 손해를 본 것이다.

그 다음으로 지적받는 문제는 홍보다. 계속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SICAF가 그래도 다양한 매체 - 인터넷, 방송 광고, 잡지 - 등으로 홍보를 했던 반면 BICOF는 인터넷에 마련한 블로그와 시 곳곳에 걸려있던 현수막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홍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 매년 BICOF를 치루면서 지적받던 문제이지만 BICOF의 홍보는 계속 제자리를 걷고 있는 실정이다. 그 밖에도 대학생 전시같은 일부 전시의 경우 외진 곳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지판을 찾기가 어려웠으며 BICOF의 중요 전시인 ‘만화, 만화’ 전은 도록이 행사를 마치기 이틀 전에 도착하는 등 자잘한 점의 미숙함이 지적받았다.

SICAF가 캐릭터페어의 부속행사 급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BICOF가 한국 만화를 대표하는 전시로 부각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일반 관객들은 물론 만화계 인사에게도 BICOF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국제적인 행사를 표방하는 만큼 세부적인 전시 준비와 진행이 절실하다.

KOMACON, 현안 처리와 더불어 미래 구상에 힘써야

그리고, 부천만화정보센터에서 진흥원 급으로 승격을 한 KOMACON에 대해서 살펴보자. KOMACON은 예전의 정보센터 시절부터 「만화규장각」(http://www.kcomics.net/)을 통해 온라인 만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한국만화박물관(현 뮤지엄 만화규장각)에서 각종 한국 만화 전시를 기획하였다. 그 밖에도 우수 만화 동인지 출판을 지원하거나 만화 지원 정책을 계속 해왔지만 ‘현안과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들어왔었다.

만화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같은 효과적인 정책도 있었지만 정보센터 시절의 정책 대부분은 파급 효과가 미미하거나 반짝 행사에 그친 것이 많았다. 우수 만화 동인지 지원 정책은 일부 작가들의 데뷔 통로를 열어 놓았으나 지원받은 동아리의 명맥이 끊어지는 경우가 발생했다. 만화 총서 발간 사업의 경우에도 발간 계획을 너무 느리게 세워 만화 매니아들도 총서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이제 지역 센터 급에서 진흥원으로 확대된 만큼 KOMACON의 책임은 더욱 막중해졌다. 예전의 KOMACON이 서울산업통상진흥원 산하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같은 수준이었다면 한국콘텐츠진흥원,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과 같이 한국의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수준에 올랐다. 다른 두 개의 진흥원이 만화 외에도 다른 문화 분야를 같이 조정하는데 비해 KOMACON은 예산 전액이 만화에 집중되어 있는 명실상부한 한국 만화 정책의 중추가 되었다. 예전 정보센터 시절같은 마구잡이식 예산 집행은 곤란하다.

현재 한국 만화의 현안은 무엇인가. 출판 잡지 만화의 부침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어린이 과학동아』, 『개똥이네 놀이터』 등의 어린이 만화 잡지, 『팝툰』 등의 성인 만화 잡지 시장은 점진적인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웹툰 등을 포함해서 만화 시장을 평가하자면 오히려 만화 시장은 90년대에 비해 양적인 성장을 달성했다. 거기에다가 애니북스, 세미콜론, 길찾기로 대표되는 고가 만화 시장도 나름대로의 성과를 이룩했다. KOMACON은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하여 부분 침체 중인 잡지 만화 시장에 대한 활성화 방안 연구, 그리고 웹툰에 대한 분석을 해야할 것이다.

또한 웹툰 시장의 외형적 성장에 현혹되지 않고 웹툰의 한계, 더 나아가서는 웹툰 이후의 앱스토어, E-BOOK을 이용한 만화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앞으로의 시장 방향에 대한 선행 연구로 현재와 미래를 모두 내다보는 통로의 역할을 수행해 만화계의 중추에 걸맞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현재 지적받는 문제점에 대한 BICOF와 KOMACON의 지속적인 성찰이 있어야만, 지금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성상민 기자 gasi4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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