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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시대와 사회 모습 담는 문학

등록 2009-11-01 15:18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71. 가치 있는 체험으로서의 문학
72. 문학과 현실 인식
73. 성숙의 과정으로서 문학 읽기

※ 다음 글에서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작중 화자의 심리로 적절한 것은?

(가) 맑다. 저녁에 뒷산에 오르다. 한 조그마한 골짜기에 움집을 묻느라고 여러 사람들이 웃통을 벗어젖히고 땅을 파며 뗏장을 나르며 지껄인다. 아이들은 그 옆에서 저녁밥을 먹느라고 조르고 섰다. 이 골짜기에는 양인(洋人)의 뾰족집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 만리 타국에서 온 양인들은 왜 고대광실(高臺廣室)을 짓고 살며, 사오천 년 이 땅에서 살아온 우리네는 왜 움집을 묻고 살려는가. 슬프다. 누구는 움집 짓고 누구는 뾰족집에서 사는가. -이병기 ‘일기’에서

(나) 새도 짐승도 슬피 울고 산 바다마저 찡그림은

무궁화 핀 이 강산 이미 물 깊이 잠겼음이라.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천고(千古)를 돌아보니


한 세상 배운 이 노릇하기 진정으로 어렵더라. -황현/ 김창원 옮김 ‘절명시’

① 서양 사람들의 삶에 대한 부러움과 자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② 지식인으로서 이 땅의 백성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비통함

③ 잃어버린 동심과 전쟁의 황폐함에 대한 안타까움

④ 고향을 떠나 유랑하는 사람들의 처지에서 느끼는 서러움

⑤ 자연과 대비되는 인생살이에서 오는 무상감

문학은 과연 독자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이 문제는 문학 연구자들 사이의 오랜 논쟁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문학 작품이 근본적으로 우리의 삶을 반영하고, 시대와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작품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시대와 사회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 간다. (가)의 화자는 서양인들은 고대광실에서 살고, 우리네는 움집에서 사는 빼앗긴 나라의 현실을 지각하는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나)의 화자도 ‘배운 이 노릇하기가 진정으로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대 현실을 자각하는 지식인이다. 이를 고려할 때 우리들은 작품 속의 화자를 통해 ②와 같은 심리를 공감하게 된다.

※ 다음에서 화자가 ‘갈매나무’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였을지 간략하게 쓰시오.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머리에 손깍지베개를 하고 굴기고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새김질하는 것이었다.(중략)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위 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답안

화자는 가족을 잃고 신의주 유동에 있는 어느 목수의 집에 잠시 머물렀다. 갈매나무는 키가 2m쯤 자라는 낙엽 활목으로 ‘굳고 정한’ 나무로 묘사되어 있다. 이를 고려할 때 화자는 갈매나무를 보면서 고난과 좌절을 이겨내고자 하는 굳은 마음을 갖게 된다.

허재영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hjy4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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