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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문학적 언어의 처절한 울림

등록 2009-11-15 15:27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73. 성숙의 과정으로서 문학 읽기
74. 문학작품의 아름다움과 가치
75. 작품을 감상하는 주체적 안목

※ 다음 작품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 생사 길은/ 이에 있음에 머뭇거리고 / 나는 간다 말도 / 못다 이르고 갔습니까. /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 이에 저에 떨어질 잎처럼 / 한 가지에 나고 / 가는 곳 모르는군요. / 아아, 미타찰에서 만나 볼 나/ 도를 닦아 기다리겠습니다. - 월명사, ‘제망매가’

(나)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귀천’

① (가)와 (나)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② (가)는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데 비해 ㈏는 죽음을 긍정적으로 본다.

③ (가)의 ‘이른 바람’, ‘떨어질 잎’은 (나)의 ‘구름 손짓’, ‘소풍 끝내는 날’과 비슷한 뜻이다.

④ (가)의 노래 형식은 (나)의 시를 창작하는 데 직접적 또는 간접적 영향을 주었다.

⑤ (가)와 (나)는 인생의 고통을 이겨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름을 나타낸다.

작품 속 체험은 형식적인 아름다움과 주제를 통해 표출된다. (가)에서 시 속의 화자는 누이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떨어지는 잎’에 비유했다. 같은 부모한테서 태어났음을 ‘한 가지’로 표현한 점은 뛰어난 문학적 표현이다. (나)에서 죽음을 ‘소풍 끝내는 날’이라고 표현한 데서 시인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두 작품의 영향 관계를 설정하기는 어려우며, 이런 영향 관계를 아는 것 자체도 작품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 다음은 역사가 안정복이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행장’이다. 이 씨 부인의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자. ▶풀이는 7면에

어머니께서는 열네 살 때인 정해년(1707)에 홍역으로 열이 솟아 혼절하셨는데, 그때 어떤 사람이 큰 소리로, “이 아이는 훗날 정해년에 죽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듯한 소리를 듣고 얼마 안 돼 깨어나셨다. (중략) 세월이 물 흐르듯 해 정해년이 점점 다가오자 걱정스럽고 두려운 마음이 밤낮으로 끊이지 않다가 끝내 이해에 돌아가셨으니, 사람의 수명이 과연 미리 정해진 것이던가. 위독하실 때 약을 올리자 손을 저어 말리시며, “수명은 약으로 연장할 수 없다. 내 수명이 이미 만족스러운데 어찌 약을 먹겠는가.” 하셨다. 이때 송파의 이모님이 오셔서 병을 보살폈는데, 어머니께서 기력은 매우 약했지만 정신이 맑아 간혹 이야기하며 웃고 농담도 곁들여 하셨으니, 조금도 죽음을 슬퍼하는 뜻을 갖지 않으셨다.

- 전송열 엮어 옮김, 안정복의 ‘선비 공인 이 씨 행장’ <사친>(서해문집)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답안

문학 작품의 아름다움은 가치 있는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언어 표현이나 주제 의식 속에서 이러한 체험이 형상화되는 과정을 찾을 수 있는데, 이 ‘행장’에서도 죽음을 맞이하는 어머니의 담담한 심리를 통하여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를 반성할 수 있다.

허재영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hjy4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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