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중학생, ‘공부하는 힘’이 열쇠다
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 3. ‘나만의 해답지’를 만들어라 수학은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학생들은 수학 문제집을 여러 권 갖고 있다. 그런데 이 문제집엔 해답이 없다. 학원 강사나 부모님이 “수학은 답을 보고 풀면 안 된다”며 숨겨놓은 탓이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틀렸는지 알 수 없고, 당연히 다시 풀어볼 수도 없다. 해답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뜻밖에 해답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생략된 과정 때문에 해설 내용을 연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답엔 단순 계산 과정이 가장 많이 생략돼 있고,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개념과 공식들도 종종 생략된다. 그래서 실제 풀이는 10줄 이상인데, 해답엔 3~4줄로만 정리돼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중1 문제에 ‘(3x+4y)-(2x-y)를 정리하라’는 문제가 있는데, 해설은 ‘3x+4y-2x+y’로 괄호를 풀고, ‘(3x-2x)+(4y+y)’로 동류항끼리 묶은 뒤, ‘x+5y’로 끝낸다. 하지만 3학년은 ‘(3x+4y)-(2x-y)’에서 곧바로 ‘x+5y’로 간다. 3학년이라면 저런 계산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일단 따라 풀어라. 막히는 부분이 나오면, 그 부분에서 생략된 개념을 찾아 정리하거나 비슷한 문제가 있는 단원으로 돌아가서 연습을 해라. 그런 뒤에 해답지 여백에 개념을 간략하게 요약하거나 풀이 과정을 채워 넣어라. 그렇게 하다 보면 ‘나만의 해답지’가 만들어지고, 자신이 모르는 개념이나 영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약점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해답을 덮고 자신의 논리에 맞춰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듯이 풀어라. 해답의 논리에 따라 풀 땐 놓쳤던 사소한 내용 때문에 막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시험문제를 풀 때도 이런 것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틀리기도 하므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 과정이 논리적으로 매끄럽게 전개되지 않는다면 다시 해답과 비교해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혼자 힘으로 푸는 과정을 반복하라. 가장 이상적인 해답 활용법은 해답을 봤을 때 “아하!”라는 말이 튀어나오며 깨달음을 얻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선 해답을 보기 전에 최대한 여러 방법으로 시도해서 관련 지식을 끄집어낸 상태에서 해답을 봐야 한다.
장이지 1318 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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