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75. 작품을 감상하는 주체적 안목
76. 문학 작품과 해석의 다양성
77. 작품의 화자와 인물 ※ (가)를 읽고 (나)와 같은 해석을 하고자 할 때 적절한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은? (가) 흥보의 마누라가 견디다 못해 가난 타령 섧게 울 제, “가난이야 가난이야, 천만고에 있는 가난 아무리 헤아려도 내 위에는 다시 없네. (중략) 애고애고 설운지고. 기한이 이러하니 불고염치가 저절로 되네. 여보시오, 아기 압시, 형님 댁에 건너가서 전곡간에 얻어다가 굶은 자식을 살려냅세.” 흥보가 걱정하여, “형님 댁에 건너가서 애긍히 사정하여, 돈이 되나 쌀이 되나 주시면 좋거니와, 어려운 그 성정에 만일 아니 주옵시고, 호령만 하시오면 근래 같은 세상 인심에 형님이 실덕될 터이니, 안 가는 수가 옳의.”
“주시고 안 주시기 처분에 계시오니 청하다가 못 되면 한이나 없을 테니 수인사 대천명에 길을 두고 산으로 갈까, 되든지 안 되든지 허사 삼아 가 보시오.” 흥보가 하릴없어 형의 집에 건너갈 제 의관을 한참 차려, 모자 터진 헌 갓에다 철대를 술을 감아 노갓끈 달아 쓰고, 편자는 좀이 먹고, 앞춤에 구멍이 중중, 관자 뙨 헌 망건을 물레줄로 얽어 쓰고, 깃만 남은 베 중치막을 열두 도막 이은 술띠로 시장찮게 눌러 매고, 헐고 헌 고의적삼에 살점이 울긋불긋. (나) 옛날에는 ‘흥보가’를 권선징악의 차원에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흥보는 착한 인물이며, 놀보는 악한 인물이어서 서로 상을 받고 벌을 받는다는 단순 구도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흥보를 몰락한 양반이자 무책임한 가장이며 무능력한 사람으로 풀이하는 대신 놀보는 자본주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긍정적인 인간형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① 흥보가 마누라의 등쌀을 이기지 못한다. ② 가족이 굶는 것보다 형의 성격을 더 두려워한다. ③ 가족이 굶는 것보다 형의 실덕을 더 염려한다. ④ 형을 찾아갈 때 의관을 차리려 한다. ⑤ 형을 찾아갈 때 차린 의관이 매우 초라하다. 문학 작품의 해석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나)의 해석은 교훈적인 관점이 아니라 작품의 사회상과 관련한 해석이다. 작품 해석의 전제에 따라 구체적인 근거를 찾아가며 작품을 읽는다고 할 때, ①과 같이 ‘흥보 마누라’에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 ※ 다음과 같이 연암 박지원의 문학이 당대에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다가 오늘날 높은 평가를 받게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 짧은 글로 쓰시오. 연암 박지원은 너무도 유명한 영조·정조 시대 북학파의 대표적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그가 지은 ‘열하일기’나 ‘방경각외전’에 실려 있는 소설이, 몰락하는 양반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문장이 또한 기발하여, 그는 당대의 허다한 문사들 중에서도 최고봉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추앙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문학은 패관 기서를 따르고 고문을 본받지 않았다 하여, 하마터면 ‘열하일기’가 촛불의 재로 화할 뻔한 아슬아슬한 장면이 있었다. 말하자면, 연암은 고문파에 대한 반항을 통하여 그의 문학을 건설한 것이다. - 이기백, ‘민족 문화의 전통과 계승’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