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광보의 뻔뻔 사회
심광보의 뻔뻔 사회 /
4. 사회과 지식, 일상에서 체득하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런데 모여 살다 보니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다툼이 일어난다. 이런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면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사회과에서 배우는 영역은 이런 필요에 의해서 생겨났다. 집단의 의사결정과 권력 관계를 조정하는 데서 정치학이, 수입·지출·교환·분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학이 생겨났다. 역사·지리 등 모든 영역이 현실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졌다. 그런데 사회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현실 따로, 이론 따로’ 배운다. 그러다 보니 이해도 쉽지 않고, 재미도 없다. 교실에서 배운 이론을 현실에 적용해 보자. 사회가 쉽고 재미있어질 것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무심히 넘기지 말고 의문을 갖는 게 시작이다. 의문이 생기면 최대한 많이 관찰해서 정보를 얻자. 그 뒤에 교과서 지식을 써서 설명해보자. ‘수요·공급의 법칙’과 같이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이론도 일상에 적용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제는 한 통에 만원을 주고 샀던 수박이 오늘은 1만3000원으로 올라서 놀라기도 하고, 반대로 어제는 만원 주고 샀던 수박이 오늘은 8000원으로 떨어져 기분이 좋았다고 하자. 이렇게 뜻밖의 일이 벌어졌을 때 그냥 넘기지 말고 하루 만에 가격이 달라진 원인을 찾아보자. 어제와 오늘의 차이점을 잘 관찰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오늘이 더 덥다거나, 수박을 더 많이 사먹는 특정한 날(복날)이어서 상인들이 미리 가격을 올렸을 수도 있고, 농민들이 수박을 더 많이 출하하거나,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에 가격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 이런 원인들을 곰곰이 생각해보거나 조사해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교과서에서 배운 수요와 공급 이론을 적용해 이해할 수 있다. 하나의 원리를 생활 속에 적용해 이해한 뒤엔 그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들을 계속 찾아보자. 예전엔 추운 겨울에 에어컨을 사는 사람들이나, 여름에 겨울옷을 사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수요·공급의 원리를 이해한 뒤엔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지식은 좀더 복잡한 현상에도 적용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단순히 시험을 치르기 위한 지식이 아니라 현실에 적용하고 비판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1318 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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