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랑의 명랑 과학
이명랑의 명랑 과학 /
7. 기호를 만든 이의 처지에서 생각하라 과학은 원리 위주의 이해과목이다. 그런데 과학을 공부하다 보면 화학의 원소기호, 지구과학의 일기기호, 물리의 전기기호처럼 꼭 외워야 할 것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런 기호들은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낱말을 알아야 글을 읽을 수 있는 것처럼 기호를 알아야 과학책을 읽고 원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호란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나타낸 것이다. 구름, 비, 눈, 우박 등을 그림으로 그려서 기록한다면 그리기도 어렵고, 매번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쉽고 빠르게 알아볼 수 있게 하려고 기호로 단순화했다. 눈은 결정 모양을 본떠서 ‘*’로 만들고 소나기는 물방울 모양의 비를 나타내는 ‘●’ 밑에 ‘▽’ 표시를 해서 비가 세차게 내리는 모양을 나타냈다. 또 맑음은 ‘○’로, 흐림은 ‘●’로 표시한 뒤 원을 4등분해 색칠하는 식으로 구름의 양을 표현해 흐린 정도를 나타냈다. 기호가 잘 외워지지 않는다면 기호를 만든 이들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된다. 전기기호에서 저항을 울퉁불퉁하게 그린 이유를 ‘매끄러운 길보다 울퉁불퉁한 길이 가기 어려운 것처럼 전기도 저항이 있어 잘 흐르지 못하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구나’라고. 또는 ‘온난전선은 뜨거운 공기니까 빨간색으로, 한랭전선은 차가운 공기니까 파란색으로 나타냈겠구나’라고 생각하자. 이처럼 기호들은 그것이 가리키는 내용과 연결해 생각하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원소기호도 수소(hydrogen)나 헬륨(helium)처럼 머리글자를 따서 ‘H, He’로 쓴 것이 많기 때문에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원자번호’나 ‘모스굳기계’처럼 자연현상을 하나의 기준에 맞춰 나열한 경우엔 외우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땐 ‘과학도 암기과목이다’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암기법을 써라. 원자번호는 보통 20번까지 외울 것을 권장하는데, 수소(H, 1번)부터 칼슘(Ca, 20번)까지 ‘수헬리베-붕탄질산-플네나마-알규인황-염아칼카’로 네 단어씩 끊으면 쉽게 암기할 수 있다. 이런 기호들을 익히지 못해 과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뜻밖에 많다. 기본적인 기호만 잘 익혀도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이명랑 1318 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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