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타샤 튜더 지음/리처드 브라운 사진 공경희 옮김/윌북
[함께하는 교육] 우리말 논술 /
중학진로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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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수준-중2~고1]
27. 사람이 주인이라고 누가 그래요?
28.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29. 성장(러셀 베이커 자서전)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타샤 튜더 지음/리처드 브라운 사진 공경희 옮김/윌북
작가 타샤 튜더는 1915년 미국 보스턴에서 조선 기사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23살 때 첫 그림책 <호박 달빛> 출간을 시작으로 평생 100여권의 그림책을 냈으며 최고의 그림책 작가에게 주는 칼데콧 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그림책으로는 <타샤의 특별한 날> <코기빌의 크리스마스> 등이 있다. 56살 때부터 버몬트주 시골에서 30만평의 정원을 가꾸며 소박하게 살아온 타샤의 생활방식을 소개한 <타샤의 정원> <타샤의 집> <타샤의 식탁> 등이 다수 출간됐다. 2008년 93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내용 이 책은 타샤 튜더의 자전적 에세이다. 타샤가 이 책을 낼 때는 91살.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이다. 타샤는 어려서 마크 트웨인, 소로, 아인슈타인 등 당대 걸출한 인물들이 출입하는 명문가에서 성장했으나 9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 친구 집에서 살아야 했다. 하지만 타샤를 키워 준 집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가족이었다. 타샤를 키워준 아줌마는 매일 밤 타샤에게 책을 읽어주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가족과 살면서 자기 삶이 바뀌었다고 타샤는 회고한다.
타샤가 그림책을 그리게 된 것은 화가였던 어머니의 영향도 있었지만 생계를 잇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1938년에 첫 그림책 <호박 달빛>을 낼 때에는 책을 내기 위해 뉴욕의 출판사마다 찾아다녀야 했는데, 그때 받은 첫 인세는 75달러였다. 그 뒤 2남2녀를 출산한 타샤는 이혼을 하고 혼자 자녀들을 키웠는데 자녀들을 기르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인형을 만들어 마을마다 돌면서 인형극을 공연하기도 했다. 42살 때 <1 is One>으로 가장 훌륭한 어린이 그림책에 수여하는 칼데콧 상을 수상하면서 그림책 작가로서 인정을 받게 된 타샤는 56살 때에 그동안 번 인세 수익으로 버몬트주 산골에 땅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자신이 소망하던 삶을 살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타샤는 93살로 세상을 뜰 때까지 직접 정원을 가꾸고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의 생활을 이어갔다.
타샤는 물레로 실을 뽑아 베틀에서 옷감을 짜는가 하면 난방과 취사는 모두 장작을 지펴 해결했다. 염소를 길러 그 젖을 짜서 아이스크림, 버터, 치즈를 만들어 먹었으며, 전기 제품을 싫어해 주방엔 여러 가지 체, 버터제조기, 양철 그릇 등 골동품 조리도구를 갖추고 옛날 방식으로 음식을 조리했다. 특히 타샤가 아끼고 자랑스러워한 것은 수십년 동안 손수 가꾼 30만평에 이르는 드넓은 정원이다. 이 영국식 정원은 레몬빛 수선화 무리 속에서 피는 흰색 돌능금꽃, 꽃잎이 탐스러운 작약, 소박한 꽃이 1년 내내 지지 않는 ‘비밀의 화원’이었다. 수십 마리의 새들, 거위 가족, 비둘기, 닭, 개, 고양이들도 그의 친구였다. 타샤는 밤이면 정원 속의 꽃과 동물들, 손자들, 친구들을 자신의 그림책에 그려 넣었다. 그는 동화 같은 삶을 살면서 동화를 쓴 작가였다.
■ 깊이 생각하기 타샤 튜더는 미국 백악관의 크리스마스카드나 엽서에도 등장할 정도로 미국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림책 작가이다. 그의 그림책은 단순하면서도 세밀하고 부드러운 색감과 현실감 넘치는 그림에 19세기의 전통과 분위기가 녹아 있다. 그는 늘 책 본문과 삽화의 테두리를 복잡하고 정교하게 묘사한 꽃이나 새, 동물 그림으로 장식했는데 소장 가치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돼 미술관, 도서관 등 전세계의 많은 개인 수집가들이 소장하고 있다. 그의 정원은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의 나이 90살 때 일본 NHK 방송에서 <기쁨은 만들어가는 것 : 타샤 정원의 사계>를 방영했으며, 그다음 해에는 ‘노먼 록웰 뮤지엄’ 등 여러 곳에서 <타샤 튜더의 영혼>이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열렸다. 한국에서도 2008년 MBC에서 <타샤의 정원>을 소개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타샤의 삶에 경탄을 하고 관심을 가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의 삶의 태도와 방식에 감동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책 속에서 자신은 매우 행복하다고 자주 말한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온전히 마음에 달려 있어요. 난 행복이란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우리 손이 닿는 곳에 행복이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90을 넘긴 나이에도 날마다 정원을 가꾸고 가축들을 돌보며 일을 했다. 그는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만들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자기 삶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타샤가 어릴 적부터 꿈꾸던 삶은 자연 속에서 정원을 가꾸며 동물들과 사는 것이었다. 타샤는 어떻게 해서 자신이 꿈꾸던 대로 살 수 있었을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호한 정신과 강한 결단력이 필요했다. 타샤는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많은 사람들이 처지를 불평하지만 나아가는 자는 환경을 만들어간다”고 한 말대로 살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삶을 창조해 냈으며 그런 삶을 충분히 즐길 줄 알았다. 19세기식으로 사는 불편함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150년이 넘은 드레스를 즐겨 입고 골동품 접시를 썼다. 상자에 넣어두고 못 보느니 쓰다가 깨지는 편이 낫다고 여겼다.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정성들여 파이를 굽고 손자들을 위해 100년도 더 된 장식품으로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몄으며, 친지들을 초대해 직접 만든 인형들로 근사한 인형극을 보여줬다. 그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들여다보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행복을 찾아냈다.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정신없이 살아요. 카모마일 차를 마시고 저녁에 현관 앞에 앉아 개똥지빠귀의 고운 노래를 듣는다면 한결 인생을 즐기게 될 텐데.” 그는 또 고독을 만끽한다고 말한다. 홀로 있음으로써 신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타샤는 사람들에게 편리한 문명의 혜택을 버리고 숲속으로 오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마지막 장에서 타샤는 삶에 대한 그의 소박한 철학을 이렇게 정리했다.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는 없다. 다만 철학이 있다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에 표현되어 있듯이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 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라는 게 자신의 신조”라고 했다. 자기 삶 전체가 그러했다는 것이다.
■ 책 속에 나 있다 스트레스 없는 평화로운 삶의 방법은 뭘까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창조성을 길러야 한다 타샤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남의 집에서 성장했고, 15살 이후에는 학교를 그만두고 혼자 살았다. 결혼을 하고 네 자녀를 낳았지만 얼마 후 이혼하고 홀로 네 자녀를 키워야 했다. 그림책을 만든 것도 자녀교육과 생계 때문이었다. 그가 평생 외로움 속에서도 강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꽃과 나무, 동물들한테서 위로를 받고 마음의 안식을 얻었다. “정원을 가꾸면 헤아릴 수 없는 보상이 쏟아지는데, 그래서 다이어트를 할 필요도 없고 평생 우울하거나 두통을 앓아본 적도 없다”고 말한다. 인생의 실수들이 떠올라 괴로울 때는 얼른 정원에 핀 수련이나 새끼 거위들을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 불쾌한 생각들이 사라진다고 했다. 그는 물레질이나 뜨개질을 할 때에도 마음이 푸근해진다고 말한다. 물레 도는 소리가 위안을 준다고 했다. 타샤는 일상의 평범함에서 창조성을 길어 올렸다. 그것은 타샤가 평화롭고 스트레스 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기에 가능했다. 타샤에게 정원 가꾸기는 명상이었다. 명상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현명한 대처법을 준다. 걷기를 포함해 기도, 체조, 음악 듣기, 뜨개질, 텃밭 가꾸기도 모두 명상에 속한다. 2005년 KBS에서 방영된 <마음>에서는 전북 완주 삼우초등학교 아이들의 텃밭 가꾸기 명상 모습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었다. 아이들은 텃밭에서 자라는 생명을 보고 물을 주고 풀을 뽑으며 서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텃밭에는 자신들이 키우는 채소들이 하나씩 있어서 매일 이들과 대화를 하였다. 자연과의 일상적인 대화인 셈이다. 1년 동안 텃밭 가꾸기를 하면서 아이들 얼굴이 훨씬 밝아지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었으며 학습능력도 향상되었다고 한다. 전북 효정중학교에서 실시한 명상 프로그램도 소개되었다.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명상을 하면 잠을 잤다. 몇 달이 지나자 학생들은 점차 호흡이 깊어지면서 편하게 명상에 집중하게 되었다. 자연히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완화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명상의 주제도 다양하게 정할 수 있는데 어느 날의 주제는 ‘행복 여행’이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여러분이 푸른 창공에 떠 있는 깃털이고 지금 시원한 바람에 흩날리고 있습니다. 정말 마음이 평화롭고 자유로운 그 느낌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이미지를 심어준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선생님이 말하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는 것을 힘들어했지만 차츰 선명한 이미지가 그려지고 명상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명상이 끝난 뒤에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면서 자기 몸을 상대로 직접 이렇게 말해준다. “공부하느라 얼마나 애쓰니? 사느라 얼마나 애쓰니?” 학생들은 이런 식의 명상을 반복하면서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집중력이 높아졌으며 피로도 풀리니까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건강해진 느낌을 갖는다고 한결같이 대답했다. 이런 방법 말고도 큰 소리를 내어서 시를 읽거나, 최대한 솔직한 감정으로 글로 쓰는 일, 자신에게 인상적인 느낌을 준 아름다운 그림을 마음껏 감상하고, 마음 가는 대로 그리고 색칠하는 방법 모두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일상 안에서 창조성을 일깨우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나대로 책 읽기 ‘부모님 꿈’이 아닌 ‘내 꿈’으로 성공 이룰 터
인천관교여자중학교 3학년 이혜린
어릴 적부터 내겐 칭찬받는 종이가 두 장이었다. 한 장은 미술 상장, 한 장은 시험지였다. 부모님은 두 개의 상장 모두 좋아하시지만, 시험지를 미술 상장보다 더 좋아하셨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내 시험지는 더 이상 칭찬받는 종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혼날 때가 더 많았다. 미술 상장은 꾸준히 탔지만, 전처럼 기뻐하지 않으셨다. 부모님은 내가 선생님이 되기를 바라셨다. 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지만, 그저 칭찬받기 위해 선생님이란 목표를 세우고 공부했다. 하지만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어쩌다 성적이 올라 받는 칭찬도 기쁘지 않았다.
작년에 피아니스트가 꿈인 한 아이를 만났다. 부모님이 반대하지 않느냐, 불안하지 않으냐 물었다. “항상 불안하고, 수십 번도 그만두고 싶었어. 하지만 난 피아노 치는 게 너무 좋아. 피아노 치는 것 외엔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대답을 듣는 순간 창피했다. 나는 ‘장래희망’ 난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선생님이라고 썼기 때문이다.
타샤 튜더와 그 아이는 닮았다. 좋아하는 일을 분명히 알고, 미래를 구체적으로 계획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 버리는 겁쟁이가 아니었다. 나를 포함해 요즘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꿈에 대한 자신감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면서 꿈이 없다고 불안해한다. 재능이 뭔지, 자신의 꿈이 뭔지 모르는 아이들도 있다. 나도 그랬다. 미술을 좋아했지만, 두려워 꿈을 포기했다. 하지만 이제 답할 수 있다. 성공은 꼭 금전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금 좋아하는 일을 어른이 돼서도 한다면 그게 ‘성공’이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어떤 어려움에도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대답할 것이다.
타샤 튜더는 어려움을 즐거움으로 승화시켜 견뎌냈다. 싱글맘으로 네 자녀를 물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낡은 집에서 키워야 하는 상황마저 즐길 줄 알았다. 낙천적 생각과 끈기로 위대한 그림책 작가로, 정원가로서 이름을 남겼다. 나도 디자이너를 선택했다. 어떤 미래일지 두렵기도 하다. 미래에도 지금 같은 마음으로 일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타샤의 에세이를 읽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즐기며, 미리 걱정하지 말고, 어떤 문제에 부딪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끈기를 갖고 일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이 깨달음을 미래에도 지켜나간다면 타샤 튜더와 같은 행복한 디자이너로 ‘성공’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효재처럼 살아요>
이효재 지음
문학동네
타샤 튜더는 다림질, 세탁, 설거지, 요리 같은 집안일 하는 게 좋다며 누가 직업을 물으면 언제나 ‘가정주부’라고 대답한다고 말한다. 잼을 지으면서도 셰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는 가정주부야말로 찬탄할 만할 직업이라는 것이다. 18세기 영국식 전원풍 정원을 가꾸고 19세기 옷을 입고 오래된 골동품 조리 기구로 음식을 하는 그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은 이미 여러 권의 책으로 나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효재처럼 살아요>의 주인공 이효재씨도 입는 거, 먹는 거, 집 꾸미기까지 사소한 일상을 아름다움으로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살림의 여왕’ ‘한국의 타샤 튜더’ ‘자연주의 살림꾼’ 등으로 부른다. 2년 전 배용준의 ‘한국의 아름다운 여행’에 소개되면서 일본 관광객들에게 ‘효재’ 방문이 코스가 되었다. 최근에는 친환경 살림법 광고에도 등장했다.
그는 한복 하는 사람이면서 요리하는 사람, 보자기 싸는 사람이다. 어머니가 하던 한복집을 물려받아 한복을 짓는데 특히 보자기를 정성 들여 만드는 보자기 예술가이다. 사람들에게 보자기 강의도 하러 다닌다. 그는 보자기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 ‘어린 시절’은 인형옷을 뜨고 싶어서 담요를 치고 촛불을 켜 놓은 다음 뜨개질을 하던 다소간 별난 어린 시절을 들려준다.
2장 ‘선물’은 마음을 주고받는 선물의 의미를 돌아보는 내용이다. 그는 부채 하나를 선물할 때도 부채에 한지 뜯어서 꽃, 나비, 잠자리 온갖 것을 붙여 만들어 선물한다. 또 여러 가지 나물이며 호박, 무말랭이, 고춧잎, 무청시래기 등을 까슬까슬한 가을 햇볕에 널어 오랫동안 말린 뒤 보자기로 곱게 싸서 놀러오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안겨준다고 했다.
3장 ‘살림 이야기’에서는 그의 살림 철학이 등장한다. 그는 살림만큼 창조적인 것은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자신의 살림법은 ‘돈 안 든다’ ‘예쁘다’ ‘쉽다’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했다. 신체 부위에서 손을 제일 좋아한다는 그는 일이 즐거운 건 손이 있어 가능하고, 뭔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가슴을 울렁거리게 한다고 고백한다. 맘먹은 일을 빨리 해보고 싶어 밤에 집 안을 서성댈 정도라는 것이다.
4장 ‘아름다움에 대하여’에서는 보자기 예술에 대한 그의 특별한 애정과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보자기가 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물건인지에 대한 그의 인식과 경험이 녹아 있다.
5장 ‘부부 이야기’에서는 저자의 특별한 부부생활을 소개하고 있고, 6장 ‘나이 듦에 대하여’에서는 나이 드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1년 단위로 계산하면 삶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매일’ 시간 개념으로 살면 삶이 너무 바쁜데, 일 년 단위로 크게 계산하니 지구를 내일모레 떠날 사람 같은 마음가짐이 들어 하루하루가 정말 값지고 순간순간이 값지다는 것이다.
저자는 마음을 비우고 싶을 땐 뜨개질을 하거나 풀을 뽑는데, 풀을 뽑아내는 단순한 행동이 마음속의 무수한 복잡한 것들을 정리하게 하고, 뜨면서 쌓이는 한 코 한 코가 매일을 새롭게 살게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우리 보자기를 전세계에 알리고, 아이들 동화책을 쓰고 싶다는 저자는 요즘 서울시 환경홍보대사,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홍보대사로 위촉돼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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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미 독서교육전문가,〈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저자 /
(중학생의 공부하는 힘 1318클래스(1318class.com)공동기획
27. 사람이 주인이라고 누가 그래요?
28.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29. 성장(러셀 베이커 자서전)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타샤 튜더 지음/리처드 브라운 사진 공경희 옮김/윌북
작가 타샤 튜더는 1915년 미국 보스턴에서 조선 기사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23살 때 첫 그림책 <호박 달빛> 출간을 시작으로 평생 100여권의 그림책을 냈으며 최고의 그림책 작가에게 주는 칼데콧 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그림책으로는 <타샤의 특별한 날> <코기빌의 크리스마스> 등이 있다. 56살 때부터 버몬트주 시골에서 30만평의 정원을 가꾸며 소박하게 살아온 타샤의 생활방식을 소개한 <타샤의 정원> <타샤의 집> <타샤의 식탁> 등이 다수 출간됐다. 2008년 93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내용 이 책은 타샤 튜더의 자전적 에세이다. 타샤가 이 책을 낼 때는 91살.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이다. 타샤는 어려서 마크 트웨인, 소로, 아인슈타인 등 당대 걸출한 인물들이 출입하는 명문가에서 성장했으나 9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 친구 집에서 살아야 했다. 하지만 타샤를 키워 준 집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가족이었다. 타샤를 키워준 아줌마는 매일 밤 타샤에게 책을 읽어주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가족과 살면서 자기 삶이 바뀌었다고 타샤는 회고한다.
■ 깊이 생각하기 타샤 튜더는 미국 백악관의 크리스마스카드나 엽서에도 등장할 정도로 미국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림책 작가이다. 그의 그림책은 단순하면서도 세밀하고 부드러운 색감과 현실감 넘치는 그림에 19세기의 전통과 분위기가 녹아 있다. 그는 늘 책 본문과 삽화의 테두리를 복잡하고 정교하게 묘사한 꽃이나 새, 동물 그림으로 장식했는데 소장 가치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돼 미술관, 도서관 등 전세계의 많은 개인 수집가들이 소장하고 있다. 그의 정원은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의 나이 90살 때 일본 NHK 방송에서 <기쁨은 만들어가는 것 : 타샤 정원의 사계>를 방영했으며, 그다음 해에는 ‘노먼 록웰 뮤지엄’ 등 여러 곳에서 <타샤 튜더의 영혼>이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열렸다. 한국에서도 2008년 MBC에서 <타샤의 정원>을 소개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타샤의 삶에 경탄을 하고 관심을 가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의 삶의 태도와 방식에 감동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책 속에서 자신은 매우 행복하다고 자주 말한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온전히 마음에 달려 있어요. 난 행복이란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우리 손이 닿는 곳에 행복이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90을 넘긴 나이에도 날마다 정원을 가꾸고 가축들을 돌보며 일을 했다. 그는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만들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자기 삶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타샤가 어릴 적부터 꿈꾸던 삶은 자연 속에서 정원을 가꾸며 동물들과 사는 것이었다. 타샤는 어떻게 해서 자신이 꿈꾸던 대로 살 수 있었을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호한 정신과 강한 결단력이 필요했다. 타샤는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많은 사람들이 처지를 불평하지만 나아가는 자는 환경을 만들어간다”고 한 말대로 살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삶을 창조해 냈으며 그런 삶을 충분히 즐길 줄 알았다. 19세기식으로 사는 불편함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150년이 넘은 드레스를 즐겨 입고 골동품 접시를 썼다. 상자에 넣어두고 못 보느니 쓰다가 깨지는 편이 낫다고 여겼다.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정성들여 파이를 굽고 손자들을 위해 100년도 더 된 장식품으로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몄으며, 친지들을 초대해 직접 만든 인형들로 근사한 인형극을 보여줬다. 그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들여다보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행복을 찾아냈다.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정신없이 살아요. 카모마일 차를 마시고 저녁에 현관 앞에 앉아 개똥지빠귀의 고운 노래를 듣는다면 한결 인생을 즐기게 될 텐데.” 그는 또 고독을 만끽한다고 말한다. 홀로 있음으로써 신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타샤는 사람들에게 편리한 문명의 혜택을 버리고 숲속으로 오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마지막 장에서 타샤는 삶에 대한 그의 소박한 철학을 이렇게 정리했다.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는 없다. 다만 철학이 있다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에 표현되어 있듯이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 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라는 게 자신의 신조”라고 했다. 자기 삶 전체가 그러했다는 것이다.
■ 책 속에 나 있다 스트레스 없는 평화로운 삶의 방법은 뭘까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창조성을 길러야 한다 타샤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남의 집에서 성장했고, 15살 이후에는 학교를 그만두고 혼자 살았다. 결혼을 하고 네 자녀를 낳았지만 얼마 후 이혼하고 홀로 네 자녀를 키워야 했다. 그림책을 만든 것도 자녀교육과 생계 때문이었다. 그가 평생 외로움 속에서도 강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꽃과 나무, 동물들한테서 위로를 받고 마음의 안식을 얻었다. “정원을 가꾸면 헤아릴 수 없는 보상이 쏟아지는데, 그래서 다이어트를 할 필요도 없고 평생 우울하거나 두통을 앓아본 적도 없다”고 말한다. 인생의 실수들이 떠올라 괴로울 때는 얼른 정원에 핀 수련이나 새끼 거위들을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 불쾌한 생각들이 사라진다고 했다. 그는 물레질이나 뜨개질을 할 때에도 마음이 푸근해진다고 말한다. 물레 도는 소리가 위안을 준다고 했다. 타샤는 일상의 평범함에서 창조성을 길어 올렸다. 그것은 타샤가 평화롭고 스트레스 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기에 가능했다. 타샤에게 정원 가꾸기는 명상이었다. 명상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현명한 대처법을 준다. 걷기를 포함해 기도, 체조, 음악 듣기, 뜨개질, 텃밭 가꾸기도 모두 명상에 속한다. 2005년 KBS에서 방영된 <마음>에서는 전북 완주 삼우초등학교 아이들의 텃밭 가꾸기 명상 모습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었다. 아이들은 텃밭에서 자라는 생명을 보고 물을 주고 풀을 뽑으며 서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텃밭에는 자신들이 키우는 채소들이 하나씩 있어서 매일 이들과 대화를 하였다. 자연과의 일상적인 대화인 셈이다. 1년 동안 텃밭 가꾸기를 하면서 아이들 얼굴이 훨씬 밝아지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었으며 학습능력도 향상되었다고 한다. 전북 효정중학교에서 실시한 명상 프로그램도 소개되었다.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명상을 하면 잠을 잤다. 몇 달이 지나자 학생들은 점차 호흡이 깊어지면서 편하게 명상에 집중하게 되었다. 자연히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완화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명상의 주제도 다양하게 정할 수 있는데 어느 날의 주제는 ‘행복 여행’이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여러분이 푸른 창공에 떠 있는 깃털이고 지금 시원한 바람에 흩날리고 있습니다. 정말 마음이 평화롭고 자유로운 그 느낌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이미지를 심어준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선생님이 말하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는 것을 힘들어했지만 차츰 선명한 이미지가 그려지고 명상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명상이 끝난 뒤에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면서 자기 몸을 상대로 직접 이렇게 말해준다. “공부하느라 얼마나 애쓰니? 사느라 얼마나 애쓰니?” 학생들은 이런 식의 명상을 반복하면서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집중력이 높아졌으며 피로도 풀리니까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건강해진 느낌을 갖는다고 한결같이 대답했다. 이런 방법 말고도 큰 소리를 내어서 시를 읽거나, 최대한 솔직한 감정으로 글로 쓰는 일, 자신에게 인상적인 느낌을 준 아름다운 그림을 마음껏 감상하고, 마음 가는 대로 그리고 색칠하는 방법 모두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일상 안에서 창조성을 일깨우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나대로 책 읽기 ‘부모님 꿈’이 아닌 ‘내 꿈’으로 성공 이룰 터
인천관교여자중학교 3학년 이혜린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효재처럼 살아요> /이효재 지음/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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