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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3월, 수능 기초공사를 시작하라!

등록 2011-02-28 10:08

2011년 수능, 교육방송 연계 교재표
2011년 수능, 교육방송 연계 교재표
[함께하는 교육] 커버스토리/
2011 수능에 대비하는 수험생의 자세

2011년 11월10일은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치르는 날이다. 흔히 수능점수는 정시 전형을 치를 학생들한테만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수시 원서를 넣더라도 수능은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다. 수시 전형에서 불합격할 수도 있고, 합격하더라도 최저학력기준을 두는 학교도 많기 때문이다. 수능은 내신 성적과 함께 여전히 수험생이 끝까지 잡고 가야 하는 대입의 중요한 축이다. 수능을 치르기까지 200여일을 잘 보내려면 3월의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1년 수능 대비를 위해선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3월 평가에 흔들리지 마

모든 수험생들이 오는 3월10일 모의 학력평가(이하 학평)를 치른다. 고3으로 올라가 처음 치르는 시험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긴장하며 학평 시험지를 받는다. 이 시기에 학원가에서는 ‘3월 모의평가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중학교 1학년 성적이 고교 1학년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3월 학평이 곧 수능점수로 연결됩니다.” 방학 때부터 이렇게 이 시험에 대한 갖가지 ‘속설’을 퍼뜨리고 다니는 학원도 많다. 이때 흔들리는 학생들도 많다. 올해 숙명여대 법학부에 입학하는 한수현씨는 “의외로 이 시험 결과에 흔들리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고 했다.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교사들과 수능을 이미 치러본 선배들은 “제발 3월 학평에 흔들리지 말라”고 입을 모은다. 덕수고 윤혜정 국어교사는 “‘3월 학평점수가 곧 수능점수’라며 부담을 많이 주는데 이 성적 자체에 얽매이지 말라”며 “오히려 이 시험에서 앞으로 틀릴 것들을 제대로 틀려보라”고 했다. 모의고사와 같은 형식으로 이루어진 학평은 이름 그대로 학생의 학력이 어느 수준인지를 보는 시험으로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아닌 서울시교육청에서 시행한다.

그렇다고 이 시험의 의미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내 수준을 ‘진단’하는 구실로 의미를 두는 게 좋다. 이화여고 윤연주 영어교사는 “내가 어느 정도의 출발점에 서 있는지, 여기서 앞으로 어느 정도 달려갈 것인지 큰 지도를 그려준다는 점에서 의미부여를 하는 게 좋다”고 했다.


1% 만점 신화에 휘둘리지 마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3월 학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쉬운 수능’을 의미하는 ‘물수능’에 대한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터무니없는 풍문은 아니다. 교과부가 지난 2월16일, 수능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1%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점자 비율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건 1994년도 수능 도입 이후 18년 만이다.

‘물수능’ 발표로 걱정이 많은 건 상위권 학생들이다. 서울 ㄱ고 예비수험생 송현지양은 “보도된 것처럼 쉽게 나올 경우, 한 문제라도 실수하면 완전 끝장인 거라서 수학은 벌써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보고 있다”고 했다. 이 보도가 나가고 지난해 하향지원한 대학에 붙은 예비신입생들은 반수를 결심하기도 한다. 경기도 소재 ㅎ대에 입학할 예정인 김아무개씨는 “쉽게 나오면 문제풀이에 익숙한 나 같은 사람들한테 유리할 것 같아서 반수를 해볼까 싶다”고 했다.

수능 난이도 발표를 놓고 현장의 의견은 분분하다. 출제본부에서 이미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안태인 수능출제위원장은 “변별력을 조금 상실하더라도 교육방송 교재와의 연계율을 확실히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했지만 수리 가형 만점자가 35명에 그칠 정도로 문제는 어려웠다. 반면, 구체적인 퍼센트까지 발표한 상황에서 정말 어렵게 내진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서울 잠실여고 안연근 교사는 “수능을 자격고사로 생각하고, 논술, 면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변별할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중요한 건 난이도 발표에 맞춰 공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윤연주 교사는 “쉽다, 어렵다 등의 발표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며 “쉽게 나온다고 그만큼만 공부하고 넘어갈 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2012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평가시험 일정
2012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평가시험 일정

개념·원리 기초체력 길러라

올해 수능이 어떤 방식으로 나올 것인지를 어느 정도 예측하는 건 가능하다. 안연근 교사는 “분명한 것은 교육방송의 영향력이 커질 거라는 사실”이라고 했다. 실제 교육방송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쪽은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수능은 지나치게 변형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출제해 수험생들이 연계를 실제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수능 교육방송 연계율 70%’라고 문패를 내걸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직접이 아닌 간접 연계여서 실제 체감 연계율이 낮았다”는 불만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교육방송 과목 수가 너무 많아 다 볼 수 없었다”는 불만에 교재 수도 95권에서 60권으로 36.8%나 줄였다. 지난해 주요 교재를 수능 특강, 10주 완성, 파이널 등 3단계로 구성한 것을 올해는 수능 특강, 수능 완성 2단계로 축소도 했다.

결국 3월 학평 진단 이후, 본격적인 공부계획은 교육방송을 중심으로 짜보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교육방송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쪽은 “올해부터는 연계 유형 중에서 개념과 원리 중심의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개념·원리 등 공부 기초체력을 얼마나 다졌는지를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이제 3월에 준비해야 할 것은 더 분명해졌다. 일단, 모든 영역에서 신경써야 할 것이 ‘개념이해’다. 실제로 교사들은 “본래도 개념, 원리가 중요했지만 출제하는 쪽에서 이렇게 발표까지 해서 못을 박은 이상, 개념에 대한 공부는 7월까지 쭉 잡고 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부터 풀까’ 습관 버리자

특히 학기초에는 언어영역의 큰 축이 되는 문학, 비문학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독해 원칙을 세워두는 게 좋다. 올해 대구대 영어교육과에 입학하는 홍길정씨는 “3월에는 문학, 비문학을 각각 어떻게 독해할 것인지 방법론을 알아둬야 한다”며 “문학은 공부한다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문학을 어떻게 감상하는 것을 배울까에 초점을 둬야 하고, 비문학은 가슴이 아닌 머리로 이해하려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소설은 배경, 인물, 사건에 초점을 두고 감상하는 법을 익혀야 하고, 비문학은 대조, 나열, 병렬 등 논리적인 부분을 따져가며 읽는 습관을 들여야겠죠.”

수리영역은 문제풀이의 양에 치중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흔히 학생들은 단순히 수학 문제를 풀고, 답을 맞혔느냐, 못 맞혔느냐를 두고 공부를 제대로 했는지를 판단하지만 이렇게 공부했다가는 9개월 뒤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수능은 답보다 답으로 가는 과정이 중요한 시험이기 때문이다. 이투스 박한일 수리영역 강사는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거나 모두들 답에 집착해서 3월부터 문제만 풀어대는데 이렇게 공부하면 새로운 형태의 문제가 나왔을 때 늘 틀리더라”고 했다. “그렇게 틀리고 나서 해설을 보면 또 이해가 되긴 될 겁니다. 하지만 개념이 같아도 조금 변형한 문제를 만나면 또 틀릴 거예요. ‘과정’이 아니라 ‘답’에 축을 두고 공부해서 그런 겁니다.” 수리영역의 기초체력을 기르려면 3월부터 서술형 문제풀이 노트를 만들어두는 게 좋다. 많은 학생들이 문제집 귀퉁이에 간략하게 문제풀이를 적고 넘어가지만 이런 방식은 수능 공부에 큰 도움이 안 된다. 문제 푸는 시간이 들더라도 이 문제풀이가 어디서부터 잘못 꼬였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과정을 기록하는 게 좋다.

올해 문과 수리영역에 미적분과 통계가 포함돼 부담을 느끼는 문과생들이 적지 않지만 교사들은 “지레 겁먹지 말라”고 강조한다. 인천 송도고 심주석 수학교사는 “막상 부딪혀보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큰 걱정을 하기보다는 끝까지 개념·원리에 신경을 쓰라”고 했다. 박 강사 역시 “문과 미적분이 어려운 미적분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미적분이 들어가서 수리영역 전체 난이도는 내려가지 않을까도 싶다”고 했다.

시험의 난이도와 관계없이 외국어영역의 핵심 개념은 변하지 않는다. 윤연주 교사는 “외국어의 핵심 뼈대인 어휘력, 구문분석, 독해력을 기르는 방식으로 학습 범위를 스스로 구성해보라”고 했다. “수준별로 조금씩 다를 수는 있습니다. 하위권이라면 어휘력 자체가 약하니까 주어, 동사 등을 찾아가면서 어휘력과 구문력을 동시에 길러야겠죠. 중위권은 어떤 개념이 뭔지는 너무 잘 알고, 말로도 술술 설명하지만 문제를 만났을 때 당황합니다. 아는 걸 녹여내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수능 외국어영역에서 매번 달라지는 것은 지문의 내용이다. 윤 교사는 “이 가운데서 특히 상위권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게 빈칸 추론 문제였다”며 “상위권의 경우, 빈칸 추론을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고 했다.

3월부터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공부 전략을 짜두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게 습관 형성이다. 숙대 법학부 예비신입생 한수현씨는 “외국어에서는 듣기평가도 중요하다”며 “학기초부터 엠피3(MP3)에 음악 말고 영어 듣기 파일을 저장해두고 수능에 익숙해지는 습관을 들여두라”고 했다. 글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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