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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본론 반복’은 피하라

등록 2011-03-21 09:47

[함께하는 교육] 김창석 기자의 서술형·논술형 대비법 /

논지·논거 강화할 내용 찾아
다른 내용·표현으로 요약해야
38. 전개부 쓰기
39. 결말부 쓰기
40. 문장 군더더기 없애기

마무리를 인상적으로 해야 전체 글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다. 결론을 제대로 쓰는 것은 도입부(서론)를 제대로 쓰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결말부(결론)를 쓰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뜻밖에 많다. “아예 결론을 빼고 끝내고 싶다”는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흔히 쓰이는 방법은 전개부(본론)에서 썼던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다. “위에서 이런저런 근거를 들어 이렇게 주장한 바 있다”는 식이다. 글쓰기에서 피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똑같은 내용이나 표현을 반복하는 일이다. 반복은 지루하고 식상함을 준다. 특히 본론에 쓴 내용을 순서대로 요약하면서 첫째, 둘째, 셋째 하는 식으로 정리하는 방식은 더욱 피해야 한다.

논지와 논거 전체를 아우르되, 다른 표현과 내용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전체 글의 통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논지·논거를 내용 면으로 강화하는 방식이 좋다. 그러려면 논지·논거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를 찾아보거나 대중적인 이론 등을 찾아봐야 한다. 비교하기에 적합한 다른 나라의 사례, 다른 분야의 사례 등도 바람직하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주목도가 높고 인상적인 콘텐츠를 찾는 게 관건이다. 추상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내용을 찾아 언급하면 전체 글의 설득력이 한층 높아지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사형제를 존속해야 하는가, 폐지해야 하는가’라는 논제에 대해 쓰는데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지를 선택했다고 해보자. 사형제는 생명권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며, 인간의 판단은 항상 오류의 가능성이 있고, 실제 사형제를 폐지한 나라들에서 살인 등 중범죄가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주요한 논거로 삼았다고 가정한다. 이럴 경우 본론에 쓴 주요한 논거를 다시한번 반복하는 대신 그 내용을 보여주는 사례를 찾아 결론을 시작하면 좋다. 예를 들어 인간 판단의 오류를 통해서 생명권을 박탈함으로써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사례를 찾아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예를 찾을 수도 있다. 독재정권 시절 사법부가 정치권력의 시녀로 전락했을 때 시국사건 형사재판에서 판사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않고 생명권을 박탈함으로써 ‘문명국가의 수치’를 보여준 점을 거론할 수 있겠다. 최근 몇년 동안 과거청산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재심(같은 사건에 대해서 재판을 다시 받는 일)이 벌어져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명예회복이 이뤄지고 있지만, 한 번 박탈한 생명권은 영원히 되돌릴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할 수도 있다. 결국 문명국가의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 또는 리트머스시험지로서 사형제가 기능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글을 끝마친다면 전체 글의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결론을 너무 자세하게 쓰거나, 너무 두루뭉수리로 쓰는 것은 모두 좋지 않다. 지나치게 미시적인 면까지 언급하는 대안을 구체적으로 펼칠 이유는 없다. 예를 들어서 어떤 정책을 세워서 언제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식의 자세한 내용으로 쓸 필요는 없다. 다만, 방향·원칙·기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너무 두루뭉수리로 정리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어느 논제가 나와도 적용이 가능한 일반론적(또는 교과서적)인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이 문제를 구성원들의 지혜와 경험을 모아서 토론과 합의, 타협 등의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해 해결하는 게 옳다’는 식으로 쓴다면 누구라도 자세히 보려고 하지 않을 테다. 어떤 이슈나 논제에도 다 해당하는 내용은 원론적이기 때문에 인상적으로 읽히기 어렵다.


결론에서 대안을 써야 할 경우도 있다. 대안을 쓸 때는 또다른 논제를 형성할 수준의 내용은 쓰지 않는 게 좋다. 해당 논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논의가 확장되면 곤란해진다는 얘기다. 물론 ‘대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라’고 주문하는 논제에서는 대안을 중심으로 본론을 꾸며야 한다.

kimcs@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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