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교육]
종결어미·접속사·상투어구 등 중복되는 표현·내용 줄여야
종결어미·접속사·상투어구 등 중복되는 표현·내용 줄여야
[김창석 기자의 서술형 논술형 대비법]
41. 글쓰기와 근력 기르기
42. 반복을 피하는 법
43. 중간영역의 글 재료를 찾아라 대한민국의 글쓰기 지수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주범은 ‘획일적인 글쓰기를 강요하는 교육 시스템’이다. 현재 대학입시에서 실시되는 논술시험을 보면 알 수 있다. 논술 수준은 본질적으로 독서를 얼마나 많이 했느냐와 생각을 얼마나 깊게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지금의 논술은 천편일률적으로 테크닉만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논술시험을 채점한 경험이 있는 대학 교수들이 털어놓는 얘기를 들어보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수백명의 글을 읽는데 어떻게 그렇게 똑같은 내용과 똑같은 형식의 글을 쓸 수 있는가”다. 그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고까지 말한다. 대략 100명의 글을 읽어보면 70~80명 정도가 거의 비슷한 글을 쓴다는 게 그들의 증언이다. 그런 글을 반복적으로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짜증이 나서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입시에서 좋은 논술을 쓰려면 일단 ‘개성이 담긴 생각을 자기 식대로 풀어낸 글’이라는 느낌을 주도록 써야 한다. 현재의 논술 대비 공부는 그것과는 정반대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성적인 글쓰기는 어릴 적부터 차단되고 있다. ‘일기장 검사’가 대표적이다. 일기는 대표적인 자기성찰적 글인데다 본격적인 글쓰기의 첫 경험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소중한 경험을 망쳐놓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체질적으로 싫어하게 된다. 일정한 분량을 몇번 반복해서 베껴쓰는 글쓰기 숙제도 생산적인 글쓰기를 망친다. 개성적이고 비판적인 사고가 개입할 여지를 처음부터 막는 방식이다. 식상하고 지루한 글을 쓰게 하는 주범 가운데 하나는 똑같은 표현을 반복하는 것이다. 핵심적인 개념어나 중요한 인용구라 할지라도 너무 자주 반복하면 식상한 느낌을 준다. 핵심 단어가 길거나 문장을 계속 써야 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게 된다. 따라서 이럴 경우에는 강조하고 싶은 단어에 작은따옴표를 붙여 한번 써 준 뒤에는 자주 쓰지 않는 게 좋다. 같은 내용을 다른 표현이나 내용으로 대체할 줄 알아야 한다. 종결어미를 반복하는 것도 좋지 않다. 예를 들어서 ‘것이다’라는 종결어미를 여러 문장에 걸쳐 반복해서 쓴다면 그 글은 전체적으로 이미지나 느낌이 지루할 수밖에 없고, 딱딱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의식적으로 반복을 줄여야 한다. 다른 표현을 찾으면 충분히 다른 표현으로 쓸 수 있다. 버릇을 바꾸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표현을 자주 쓰는 것이다. 저널리즘 글쓰기에 해당하는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종결어미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쓴다. 예를 들어 ‘말했다’로 끝나는 문장을 쓰지 않기 위해 뉘앙스에 따라 달리 쓰는 표현들을 여러 개 마련해두고 상황에 따라 다른 표현을 쓴다. 다음에 언급하는 표현들은 ‘말했다’를 대체하기 위해 기자들이 대안으로 만들어놓은 종결어미들이다. 했다, 밝혔다, 언급했다, 전했다, 덧붙였다, 강조했다, 힘주어 말했다, 잘라 말했다, 귀띔했다, 반복했다, 일러줬다…. ‘~에 있어서’ ‘~와 관련하여’ ‘~에 대하여’ ‘~할 경우’ ‘~에 따르면’ 등과 같이 우리가 별생각 없이 자주 쓰는 표현을 반복하다 보면 문장이 탄력성을 잃게 될 뿐 아니라 분량도 필요없이 늘어나게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지하다시피’와 같이 상투적인 어구도 마찬가지다. 대등절을 반복하는 것도 좋지 않다. 접속사를 중복해서 쓰는 것도 쓸데없는 반복이다. 한 문단에 접속사가 4개 이상 들어가면 일단 너무 많이 썼다고 할 수 있다. 논술의 설득력은 표현의 강도가 아니라 논지를 뒷받침해주는 논거의 정확성, 구체성, 풍부함 등에서 온다. 논술은 연설문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법에 너무 기대면 안 된다. 대구법, 과장법, 영탄법 등과 함께 반복법은 강조법의 일종이다. 반복법은 되풀이하여 언급함으로써 강조하는 식인데, 논술에서는 이런 강조법을 피하는 게 좋다. 내용보다는 표현으로 승부 보려 하기 때문이다. 논술에서는 수사법보다는 이슈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통해 승부를 봐야 한다. 김창석 기자 kimcs@hanedui.com
42. 반복을 피하는 법
43. 중간영역의 글 재료를 찾아라 대한민국의 글쓰기 지수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주범은 ‘획일적인 글쓰기를 강요하는 교육 시스템’이다. 현재 대학입시에서 실시되는 논술시험을 보면 알 수 있다. 논술 수준은 본질적으로 독서를 얼마나 많이 했느냐와 생각을 얼마나 깊게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지금의 논술은 천편일률적으로 테크닉만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논술시험을 채점한 경험이 있는 대학 교수들이 털어놓는 얘기를 들어보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수백명의 글을 읽는데 어떻게 그렇게 똑같은 내용과 똑같은 형식의 글을 쓸 수 있는가”다. 그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고까지 말한다. 대략 100명의 글을 읽어보면 70~80명 정도가 거의 비슷한 글을 쓴다는 게 그들의 증언이다. 그런 글을 반복적으로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짜증이 나서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입시에서 좋은 논술을 쓰려면 일단 ‘개성이 담긴 생각을 자기 식대로 풀어낸 글’이라는 느낌을 주도록 써야 한다. 현재의 논술 대비 공부는 그것과는 정반대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성적인 글쓰기는 어릴 적부터 차단되고 있다. ‘일기장 검사’가 대표적이다. 일기는 대표적인 자기성찰적 글인데다 본격적인 글쓰기의 첫 경험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소중한 경험을 망쳐놓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체질적으로 싫어하게 된다. 일정한 분량을 몇번 반복해서 베껴쓰는 글쓰기 숙제도 생산적인 글쓰기를 망친다. 개성적이고 비판적인 사고가 개입할 여지를 처음부터 막는 방식이다. 식상하고 지루한 글을 쓰게 하는 주범 가운데 하나는 똑같은 표현을 반복하는 것이다. 핵심적인 개념어나 중요한 인용구라 할지라도 너무 자주 반복하면 식상한 느낌을 준다. 핵심 단어가 길거나 문장을 계속 써야 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게 된다. 따라서 이럴 경우에는 강조하고 싶은 단어에 작은따옴표를 붙여 한번 써 준 뒤에는 자주 쓰지 않는 게 좋다. 같은 내용을 다른 표현이나 내용으로 대체할 줄 알아야 한다. 종결어미를 반복하는 것도 좋지 않다. 예를 들어서 ‘것이다’라는 종결어미를 여러 문장에 걸쳐 반복해서 쓴다면 그 글은 전체적으로 이미지나 느낌이 지루할 수밖에 없고, 딱딱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의식적으로 반복을 줄여야 한다. 다른 표현을 찾으면 충분히 다른 표현으로 쓸 수 있다. 버릇을 바꾸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표현을 자주 쓰는 것이다. 저널리즘 글쓰기에 해당하는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종결어미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쓴다. 예를 들어 ‘말했다’로 끝나는 문장을 쓰지 않기 위해 뉘앙스에 따라 달리 쓰는 표현들을 여러 개 마련해두고 상황에 따라 다른 표현을 쓴다. 다음에 언급하는 표현들은 ‘말했다’를 대체하기 위해 기자들이 대안으로 만들어놓은 종결어미들이다. 했다, 밝혔다, 언급했다, 전했다, 덧붙였다, 강조했다, 힘주어 말했다, 잘라 말했다, 귀띔했다, 반복했다, 일러줬다…. ‘~에 있어서’ ‘~와 관련하여’ ‘~에 대하여’ ‘~할 경우’ ‘~에 따르면’ 등과 같이 우리가 별생각 없이 자주 쓰는 표현을 반복하다 보면 문장이 탄력성을 잃게 될 뿐 아니라 분량도 필요없이 늘어나게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지하다시피’와 같이 상투적인 어구도 마찬가지다. 대등절을 반복하는 것도 좋지 않다. 접속사를 중복해서 쓰는 것도 쓸데없는 반복이다. 한 문단에 접속사가 4개 이상 들어가면 일단 너무 많이 썼다고 할 수 있다. 논술의 설득력은 표현의 강도가 아니라 논지를 뒷받침해주는 논거의 정확성, 구체성, 풍부함 등에서 온다. 논술은 연설문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법에 너무 기대면 안 된다. 대구법, 과장법, 영탄법 등과 함께 반복법은 강조법의 일종이다. 반복법은 되풀이하여 언급함으로써 강조하는 식인데, 논술에서는 이런 강조법을 피하는 게 좋다. 내용보다는 표현으로 승부 보려 하기 때문이다. 논술에서는 수사법보다는 이슈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통해 승부를 봐야 한다. 김창석 기자 kimcs@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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