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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비극으로 끝맺은 ‘짝’ 유명인 효과의 위험

등록 2014-05-26 19:29수정 2014-12-31 08:41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지난 3월5일 한 방송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짝’에 출연해 합숙촬영 도중 숨진 29살 여성 ‘여자 4호’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지난 12일 발표됐다.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한 방대한 분량의 영상 분석 결과, 촬영중 강요나 협박, 모욕 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이다.

“나도 짝을 찾고 싶다”며 6박7일 애정촌 생활을 선택했던 여자 4호가 끝내 비극적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수사 결과 위법적 사항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일반인 출연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다양한 측면이 알려졌다. 자살 직전 엄마와 나눴다는 “방송 나가면 한국에서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통화 내용은 출연자가 받았을 스트레스를 짐작하게 했다. 높은 인기를 누려오던 ‘짝’은 70회 출연자의 자살사건으로 3년 만에 막을 내렸다.

‘짝’ 찾기 프로그램이지만 3년여 매주 진행되는 동안 실제 결혼으로 이어진 경우는 10건도 안 된다. 연인을 만날 가능성은 낮지만, 신분과 감정 노출 등 위험요소는 가득하다. 출연을 선택하는 이들의 동기는 무엇일까?

짝에 출연하려던 여성 이아무개씨는 마지막 단계에서 촬영을 포기했다. 연봉, 재산, 부모 직업, 과거 교제 경험과 결별 사유까지 적어 내며 신청했지만, 자신도 예측할 수 없는 모습과 감정 변화가 방송된다는 게 두려워졌다. 한편 사무실 동료가 짝에 나간 이후의 모습을 지켜본 회사원 김아무개씨는 짝 출연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게 됐다. 동료는 짝 출연 뒤 한동안 거의 매일 저녁 소개팅에 나갔다. 전국의 숱한 남성들로부터 구애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짝’은 일반인이 단숨에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쇼핑몰 운영자나 연예인 지망자들이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무대다. 하지만 대중에 노출되는 삶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채 덜컥 나섰다가는 감당 못할 상황을 만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은 누구나 하루아침에 유명인으로 만들 수 있는 구조다. ‘짝’은 그 위험한 그늘을 드러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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