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와 <중앙일보>가 함께 구성한 지면으로 두 언론사의 사설을 통해 중3~고2 학생 독자들의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되도록 비교분석하였습니다. 다음주 7월 22일에는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논제가 실립니다.
[논리 대 논리]
한겨레 ‘국방부 면피성 태도’ 질타…중앙 ‘병력관리 시스템’ 우려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올해로 남북이 분단된 지 69년이 지났다. 남북분단 상황은 우리에게 현재진형형의 고통과 상처를 주고 있다.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 살아야 하는 불행한 현실은 또 다른 비극을 양산한다. 2005년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장병 8명이 목숨을 잃은 이 사건은 선임병들로부터 폭력에 시달리던 김아무개 일병이 일으켰다. 2014년 데자뷔 현상이 벌어졌다. 총기 난사 후 무장 탈영했다 붙잡힌 임아무개 병장은 소대원들이 자기를 비하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르면서도 같은 두 총기사건은 마치 93년 서해훼리호 사건과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보는 듯하다. 왜 우리는 이렇게 끔찍한 현실에서 살아야 하는 걸까. 정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우선 이번 사건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살펴보자.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한겨레는 이번 사건 발생 이후의 대응을 문제 삼는다. 사건 발생 2시간 뒤에야 비상경계령이 발령된 점, 임 병장을 발견했으나 차단선 30m까지 접근한 그를 놓친 점, 출동한 병력끼리 오인사격을 해 부상자가 나온 점 등을 지적하며 상황 대비태세의 총체적 부실을 비판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중앙도 동료를 상대로 수류탄 투척과 총기 난사에 이어 도주할 때까지 제대로 제지하지 못한 초동대응을 비판하며 한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두 사설의 미묘한 차이는 국방부에 대한 시선이다. 한겨레는 12명의 사상자가 난 큰 사건인데도 김민석 대변인의 간단한 브리핑은 턱없이 부족했으며 더 고위급의 책임자가 대응을 주도하고 국민 앞에 나섰다면 자녀를 군에 보낸 가족들이 마음을 졸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방부의 태도를 문제 삼는다. 반면에 중앙은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안보 공백 상태에서 비상사태를 맞을 뻔했다며 안보의 공백 상태를 우려한다. 부적절한 대응 과정에 대해서는 모두 비판적이지만 사고 처리 과정이 왜 미흡했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두 사설의 시각이 조금 다른 것이다. 사건 당사자인 임 병장은 에이(A)급 관심병사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설 모두 관심병사의 관리와 대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양상이 조금 다르다. 한겨레는 22사단이 2012년 ‘노크 귀순’ 사건 등 굵직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과학적인 경계시스템 구축, 경계병력 증강 등의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또한 전체 병사의 20%가 관심병사인 22사단은 이번과 같은 사건·사고 가능성이 상존하는데도 위험요소를 방치했다가 면피성 대책을 급조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앙은 인성검사와 관심병사에 대한 관리의 문제점에 집중한다. 일반전초(GOP) 배치 직전 B급으로 하향 조정된 점을 들어 군의 요식적인 인성검사가 미리 방지할 수 있었던 총기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겨레가 지금까지 벌어진 사건·사고의 연장선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본다면 중앙은 병력 관리 시스템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는 충분히 위험 요소에 대한 제거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벌어진 뒤에 대책을 급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비판이며 중앙은 인성검사와 관심병사 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졌다면 이번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점이다. 결론적으로 한겨레는 군과 국방부에 대한 불신 극복을 주문하며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 능력뿐만 아니라 군의 일상적인 관리 능력, 수뇌부의 책임 있는 자세 등을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비해 중앙은 군의 반성과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 징병제 국가인 대한민국에 알맞은 민·군 간의 소통체계가 필요하며 사고 지역 주민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신속한 상황 전파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대한민국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진다. 그러나 현실은 국방의 의무조차 공평하지 않으며 군의 현실은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인류에게 있어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는 아널드 토인비의 말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을 두고 한 말처럼 뼈아프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서도 드러난 문제를 고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자.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조금씩 변화, 발전하는 사회가 더욱 많은 사람을 즐겁고 행복하게 한다. 이런 끔찍한 일이 반복되는 현실을 벗어나는 방법 중 하나는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는 것이다. 왜냐하면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키워드로 보는 사설]
일반전초(GOP)와 경계초소(GP) 1953년 7월 27일에 휴전 협정이 이루어졌다. 1950년 6월 25일에 6·25전쟁이 발발했고 3년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루어진 뒤의 일이다. 1945년 8월 해방과 함께 미국과 옛 소련이 그는 38선으로 국토가 분단된 데 이어 6.25전쟁 이후에는 새롭게 그어진 군사분계선이 이를 대체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6·25전쟁은 종전(終戰)이 아니라 정전휴전(停戰)상태이다.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남과 북 사이에는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가 만들어져, 군사분계선(MDL·military demarcation line)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2km, 남쪽으로 2km의 완충지대가 생겼다. 일반전초(GOP : general outpost)는 ‘적의 접근을 경고, 지연, 와해시키고 방어계획에 관하여 적을 기만하고 가능할 때에는 적에게 최대의 희생을 강요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주력으로부터 얼마간의 거리를 두고 배치되는 부대’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적 의미와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군사분계선 남쪽 2km 지점에 철책선을 설치하여 북을 경계하기 위해 배치된 부대를 의미한다. 휴전협정을 어긴 채 남과 북이 비무장지대 안에 경계초소(GP : guard post)를 설치해서 운영하고 있다. 적을 관찰하기 쉬운 산 정상에 주로 위치한 경계초소는 군사분계선 가까이에서 적의 동향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남과 북이 서로 경계를 늦추지 않는 긴장의 요소가 되고 있다. 일반전초와 경계초소는 모두 비극적인 한국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명칭이다. 여전히 남과 북의 긴장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정치,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여전히 이념의 갈등, 군사 문화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
[추천 도서]
고독한 군중
데이비드 리스먼 지음, 류근일 옮김
동서문화사, 2011.1.10 ‘고독한 군중’은 대중사회에서 타인들에 둘러싸여 내면의 고립감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 책에서 리스먼은 전통지향형이나 내부지향형이 아닌 ‘외부지향형’을 현대인의 특징이라 주장한다. 이것은 고도 산업사회에서 타인들의 생각과 관심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며 그 집단에서 격리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성향을 말한다.
인간의 모든 동기
최현석 지음
서해문집, 2014.4.20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숨은 동기가 있다. 집단 속의 개인은 다양한 원인 때문에 생각하고 행동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면 타인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 심리학뿐만 아니라 철학과 과학적 이론까지 동원해서 인간 본성에 대한 분석하는 책이다. 의사인 저자가 인간의 육체가 아닌 심리를 통해 인간의 존재 의미를 묻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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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방부 면피성 태도’ 질타…중앙 ‘병력관리 시스템’ 우려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올해로 남북이 분단된 지 69년이 지났다. 남북분단 상황은 우리에게 현재진형형의 고통과 상처를 주고 있다.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 살아야 하는 불행한 현실은 또 다른 비극을 양산한다. 2005년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장병 8명이 목숨을 잃은 이 사건은 선임병들로부터 폭력에 시달리던 김아무개 일병이 일으켰다. 2014년 데자뷔 현상이 벌어졌다. 총기 난사 후 무장 탈영했다 붙잡힌 임아무개 병장은 소대원들이 자기를 비하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르면서도 같은 두 총기사건은 마치 93년 서해훼리호 사건과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보는 듯하다. 왜 우리는 이렇게 끔찍한 현실에서 살아야 하는 걸까. 정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우선 이번 사건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살펴보자.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한겨레는 이번 사건 발생 이후의 대응을 문제 삼는다. 사건 발생 2시간 뒤에야 비상경계령이 발령된 점, 임 병장을 발견했으나 차단선 30m까지 접근한 그를 놓친 점, 출동한 병력끼리 오인사격을 해 부상자가 나온 점 등을 지적하며 상황 대비태세의 총체적 부실을 비판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중앙도 동료를 상대로 수류탄 투척과 총기 난사에 이어 도주할 때까지 제대로 제지하지 못한 초동대응을 비판하며 한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두 사설의 미묘한 차이는 국방부에 대한 시선이다. 한겨레는 12명의 사상자가 난 큰 사건인데도 김민석 대변인의 간단한 브리핑은 턱없이 부족했으며 더 고위급의 책임자가 대응을 주도하고 국민 앞에 나섰다면 자녀를 군에 보낸 가족들이 마음을 졸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방부의 태도를 문제 삼는다. 반면에 중앙은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안보 공백 상태에서 비상사태를 맞을 뻔했다며 안보의 공백 상태를 우려한다. 부적절한 대응 과정에 대해서는 모두 비판적이지만 사고 처리 과정이 왜 미흡했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두 사설의 시각이 조금 다른 것이다. 사건 당사자인 임 병장은 에이(A)급 관심병사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설 모두 관심병사의 관리와 대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양상이 조금 다르다. 한겨레는 22사단이 2012년 ‘노크 귀순’ 사건 등 굵직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과학적인 경계시스템 구축, 경계병력 증강 등의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또한 전체 병사의 20%가 관심병사인 22사단은 이번과 같은 사건·사고 가능성이 상존하는데도 위험요소를 방치했다가 면피성 대책을 급조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앙은 인성검사와 관심병사에 대한 관리의 문제점에 집중한다. 일반전초(GOP) 배치 직전 B급으로 하향 조정된 점을 들어 군의 요식적인 인성검사가 미리 방지할 수 있었던 총기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겨레가 지금까지 벌어진 사건·사고의 연장선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본다면 중앙은 병력 관리 시스템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는 충분히 위험 요소에 대한 제거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벌어진 뒤에 대책을 급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비판이며 중앙은 인성검사와 관심병사 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졌다면 이번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점이다. 결론적으로 한겨레는 군과 국방부에 대한 불신 극복을 주문하며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 능력뿐만 아니라 군의 일상적인 관리 능력, 수뇌부의 책임 있는 자세 등을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비해 중앙은 군의 반성과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 징병제 국가인 대한민국에 알맞은 민·군 간의 소통체계가 필요하며 사고 지역 주민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신속한 상황 전파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대한민국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진다. 그러나 현실은 국방의 의무조차 공평하지 않으며 군의 현실은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인류에게 있어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는 아널드 토인비의 말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을 두고 한 말처럼 뼈아프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서도 드러난 문제를 고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자.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조금씩 변화, 발전하는 사회가 더욱 많은 사람을 즐겁고 행복하게 한다. 이런 끔찍한 일이 반복되는 현실을 벗어나는 방법 중 하나는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는 것이다. 왜냐하면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키워드로 보는 사설]
일반전초(GOP)와 경계초소(GP) 1953년 7월 27일에 휴전 협정이 이루어졌다. 1950년 6월 25일에 6·25전쟁이 발발했고 3년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루어진 뒤의 일이다. 1945년 8월 해방과 함께 미국과 옛 소련이 그는 38선으로 국토가 분단된 데 이어 6.25전쟁 이후에는 새롭게 그어진 군사분계선이 이를 대체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6·25전쟁은 종전(終戰)이 아니라 정전휴전(停戰)상태이다.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남과 북 사이에는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가 만들어져, 군사분계선(MDL·military demarcation line)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2km, 남쪽으로 2km의 완충지대가 생겼다. 일반전초(GOP : general outpost)는 ‘적의 접근을 경고, 지연, 와해시키고 방어계획에 관하여 적을 기만하고 가능할 때에는 적에게 최대의 희생을 강요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주력으로부터 얼마간의 거리를 두고 배치되는 부대’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적 의미와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군사분계선 남쪽 2km 지점에 철책선을 설치하여 북을 경계하기 위해 배치된 부대를 의미한다. 휴전협정을 어긴 채 남과 북이 비무장지대 안에 경계초소(GP : guard post)를 설치해서 운영하고 있다. 적을 관찰하기 쉬운 산 정상에 주로 위치한 경계초소는 군사분계선 가까이에서 적의 동향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남과 북이 서로 경계를 늦추지 않는 긴장의 요소가 되고 있다. 일반전초와 경계초소는 모두 비극적인 한국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명칭이다. 여전히 남과 북의 긴장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정치,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여전히 이념의 갈등, 군사 문화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
[추천 도서]
데이비드 리스먼 지음, 류근일 옮김
동서문화사, 2011.1.10 ‘고독한 군중’은 대중사회에서 타인들에 둘러싸여 내면의 고립감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 책에서 리스먼은 전통지향형이나 내부지향형이 아닌 ‘외부지향형’을 현대인의 특징이라 주장한다. 이것은 고도 산업사회에서 타인들의 생각과 관심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며 그 집단에서 격리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성향을 말한다.
최현석 지음
서해문집, 2014.4.20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숨은 동기가 있다. 집단 속의 개인은 다양한 원인 때문에 생각하고 행동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면 타인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 심리학뿐만 아니라 철학과 과학적 이론까지 동원해서 인간 본성에 대한 분석하는 책이다. 의사인 저자가 인간의 육체가 아닌 심리를 통해 인간의 존재 의미를 묻는 듯하다.
연재사설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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