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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과서에 다양성을 어떻게 집어넣나”

등록 2015-10-16 19:31수정 2015-10-16 21:10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발언 파문
“다양성 확보” 국정화 취지 뒤집어
학계 “획일적 교과서 쓰겠다는 것”
국정으로 전환되는 역사교과서 편찬 책임을 맡은 국사편찬위원회의 김정배 위원장이 국정화 전환 방침 발표 사흘 만에 “국정교과서에 다양성을 집어넣을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교육부가 국정화의 주요한 취지로 ‘다양성 확보’를 내세운 것과 정면배치되는 것으로, 사실상 획일적인 관점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는 의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15일 <한국방송>(KBS)과의 인터뷰에서 “중고등학교 학생한테는 사건과 사실의 정확성만 얘기해주면 되는 거고, 교과서에다가 다양성을 어떻게 집어넣습니까? 그건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2일 정부가 국정화 전환 방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사회적 합의와 통설을 중심으로 기술하되 무게 있는 다양한 이설은 병기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전혀 다른 입장이다.

교육부는 12일 보도자료에서도 “현재 검정교과서의 집필진이 다양한 관점을 가진 인사로 구성되어 있지 못하며, 그 결과 검정제의 가장 큰 취지인 ‘다양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국정화 주요 취지 가운데 하나로 ‘다양성’을 꼽았다. 같은 날 브리핑에서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교과서에 담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1992년 헌법재판소 판결에 ‘학설 대립이 있는 국사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나와 있다”며 “우리가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헌재 판결문을 참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비상교육 출간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한 도면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사실상 집필진이 옳다고 믿는 쪽으로 편향되게 쓴다는 얘기가 아니냐”고 말했다.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은 유신 시절인 1973년에 ‘다양성을 말살하고 획일성만을 찾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이유로 국정화에 반대한 바 있다. 이후 한국 사회는 다원화하고 다변화한 사회로 가고 있는데, 김 위원장의 사고는 오히려 획일화·정형화라는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제윤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황 부총리의 발언대로 헌법적 가치에 충실하게 다양한 견해를 소개한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라며 “위원장 발언은 다양한 견해라 하여 무조건 수록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이해되며 결국 같은 설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국방송> 보도 이후 일체의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겨레>의 해명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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