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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국정화 찬성” 교수 102명 소속·전공 안밝힌 채 이름만

등록 2015-10-19 21:27수정 2015-10-20 13:55

첫 성명 낸 교수들은 누구?

역사전공 10명 안팎
정부 여당서 활동했던 학자 여럿
일베교수·보은인사 논란 인물도

권영해 등 500명도 지지선언
“미래 세대를 위한 올바른 역사교육, 우리 시대의 지성인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야 합니다… ‘올바른 역사교과서’의 개발은 우리 사회 모두가 나서서 협력할 때만 이뤄낼 수 있는 국민적 과제입니다.”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교수들의 집필거부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 16일 국정화에 찬성하는 교수들의 성명이 처음 나왔다.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이라는 문패 아래 102명이 모였지만, 이들은 소속도, 전공도 밝히지 않았다. 이들의 ‘정체’를 분석해본 결과, 정부·여당에서 활동했던 학자들이 여럿 들어 있었고, ‘일베 교수’, ‘(교육부 관료에 대한) 보은 인사’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당사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9일 “국정 교과서 지지선언을 했던 102명의 명단을 분석한 결과 역사학과 교수는 6명밖에 없었다. 그밖에 새누리당 행복교육추진단장,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전 교육부 차관 등 정치적 인사들이 다수 참여한 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겨레>가 지지선언에 이름을 올린 교수들의 명단을 분석해보니 역사 전공 교수는 10명 안팎으로 추정됐고 그 가운데 일부는 미국사나 서양사 전공 교수였다. 대부분의 참여자가 교육학 전공자였고, 경제학·정치학 전공자도 많았다. 기자회견에 대표로 나섰던 나승일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는 참여자들의 소속을 확인해달라는 <한겨레> 요청에 “각 대학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 의사를 모은 것이어서 참여자를 하나하나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현직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도 눈에 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교육부 차관을 지낸 나승일 교수와 곽병선 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들어 있었다. 교육부 관료 출신으로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교원소청심사위원장 등을 거쳐 올해 사립대 부총장으로 취임해 ‘보은 인사’ 논란을 일으킨 곽아무개 교수,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2부속실장을 지낸 박아무개 교수 등도 이름을 올렸다. 2010년, 2014년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 교육감 후보로 출마했던 교수들의 이름도 있었다.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던 학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학생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대통령 선거가 조작됐다는 증거를 찾으라는 과제를 내주고 극우 성향 게시판인 ‘일간베스트’에 글을 올려 ‘일베 교수’ 논란을 일으킨 최아무개 부산대 철학과 교수도 지지선언에 참여했다. 과거 총장 재직 시절 불법 유학원을 운영한 의혹을 받고 지난해 9월 사퇴한 송아무개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도 명단에 있었다.

국정화에 반대하는 한 역사 전공 교수는 “역사학계에서 대부분 국정제의 폐해를 앞장서 반대하는 상황에서 국정화 지지 의견을 모으려니 정부·여당에 우호적인 역사 외 전공 교수들을 앞세울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지선언문에 서명한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계속 의견을 취합하는 중이다. 역사학 전공자가 몇 명인지가 중요한 건 아니다. 300명, 500명, 1000명이 모일 때마다 이를 발표하고 때가 되면 참여자의 소속도 밝힐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19일엔 보수 성향 인사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화를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좋은 교과서, 정직한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를 지지하는 지식인 500인’을 표방한 선언자 명단에는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 등 전직 관료를 비롯해 국정교과서 집필진으로 거론되는 강규형 명지대 교수, 이명희 공주대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고, 서북청년단 등 극우 성향 단체 회원들도 섞여 있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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