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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국정교과서 졸속추진 부작용 현실로

등록 2015-11-06 19:40수정 2015-11-07 13:52

3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정교과서를 지지하는 시민과 반대하는 시민이 경찰병력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이날 오전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을 확정 발표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3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정교과서를 지지하는 시민과 반대하는 시민이 경찰병력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이날 오전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을 확정 발표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공개한 대표집필자 달랑 한명 남아
“준비되지 않은 속도전…당연한 결과”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지난 4일 공개한 대표 집필진 두명 가운데 한명이 여기자 성추행 논란에 휩싸여 이틀 만인 6일 자진 사퇴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 교과서 작업이 시작부터 수렁으로 빠져든 모양새다. 국편은 이달 20일까지 40여명의 집필진 구성을 마치겠다고 밝혔으나, 역사학계에서는 집필진 구성 난항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국정화 공식화 이후 선사·고대·고려·조선·근대·현대사 등 시대사별 최고의 전문가를 집필진으로 초빙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지난 4일 전국민적 주목 속에 공개된 두명의 대표 집필자가 최 교수와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였다. 그러나 최 명예교수가 다른 일도 아닌 불미스런 성추행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허술한 집필진 구성·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위’ 위원장은 “대표 집필진 초빙처럼 중요한 일조차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교육부가 지금이라도 국정화 고시를 철회하고 역사교육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난항을 겪고 있는 집필진 구성이 더욱 어려워지리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준비되지 않은 국정화 속도전의 당연한 결과”라며 “대표 집필진 6명 구성마저 제대로 안 되고 있는데 30명이 넘는 나머지 집필진을 어떻게 구성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정부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국정 교과서를 ‘올바르게’ 쓸 수 없다는 것은 모든 학자와 일반적 상식을 지닌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며 “역사학자로서 국정 교과서를 합리화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국정 교과서에 참여할 집필진을 구하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재관 국편 편사부장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5일부터 집필진 공모 신청자가 들어오고 있고, 오늘도 신청자가 있었다”며 “20일까지 집필진 구성을 마치는 것은 어렵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최 교수의 사퇴를 계기로 나머지 집필진이 집필 마감 전까지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 교육부와 국편은 대표 집필진 두명 이외에 나머지 집필진에 대해서는 추후 공개 시점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한철호 교수는 “집필진을 공개하지 않는 것 자체가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셈”이라며 “진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고 있다면 누가 반대하고 누가 압박하든지 간에 떳떳하게 공개하고 편찬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교과서는 개방된 상태에서 필자들이 마음 편하게 써야 하는데, 이렇게 비공개로 밀실에서 교과서를 쓰게 하면 아이들이 보기에도 불편한 ‘경직된 교과서’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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