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백남기(68)씨가 입원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20일 오전 백씨의 가족들이 위로방문 온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를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교사들 광화문서 연가투쟁
교육부 “엄정 조치” 징계방침
교육부 “엄정 조치” 징계방침
“중학생 아이들한테 하루 동안 교실에서 일어난 일을 얘기해보게 했어요. 하나의 교실에서 일어난 일인데 모든 아이들의 이야기가 다 달랐지요. 역사란 그런 거라는 걸 아이들도 다 알아요. ‘조선왕조실록이 왕의 역사이듯 국정 교과서도 정부의 역사’라는 말을 아이들이 하는데, 어떻게 선생님더러 국정 교과서로 아이들을 가르치라는 건가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남지부 마산지회 소속 ㄱ아무개 선생님은 20일 연차휴가를 내어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전교조 연가투쟁’에 참여했다. 연가는 ‘교사의 권리’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교조 법외노조화 등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에 반대하는 건 ‘교사의 의무’라는 설명이었다.
교육부의 징계 예고에도 이날 전국에서 1000여명의 교사가 연가를 내 참여했고, 500여명은 조퇴 등의 형태로 합류했다. 전교조는 성명을 내어 “우리에게 두려운 것은 징계 따위가 아니라 우리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기에, 길을 선택하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며 한국사 국정 교과서 백지화와 교원평가 훈령 제정 철회,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도 중단 등을 촉구했다. 전교조 추산 1500여명의 조합원은 오후 4시께부터 1시간가량 파이낸스센터에서 광교와 을지로2가를 지나 시청광장까지 행진했으나, 경찰과 충돌하지 않고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483개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도 전교조 연가투쟁을 지지했다. 이 단체는 “전교조의 국정화 저지를 위한 연가투쟁은 수업권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노력”이라며 “교사들의 연가투쟁은 준법투쟁”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연가투쟁 징계 방침을 재확인했다. 교육부는 지난 9일 “연가투쟁을 강행할 경우 전교조 집행부를 형사고발하고 참여자 전원에 대해 불법 집단행위 가담 횟수와 정도에 따라 (시·도교육청에) 중징계 등 엄정한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이슈국정교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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