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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박정희 유신 축소…전두환 ‘독재’ 빠졌다

등록 2016-02-29 21:30수정 2016-02-29 22:40

박근혜정부 첫 국정교과서
초등6 사회책 최종본 분석
“오류 93곳·편향 31곳 발견”

광주 5·18민주화 운동 서술
‘계엄군’ ‘발포’ 단어는 사라져
박근혜 정부에서 처음 발행된 국정 역사교과서에 사실 오류와 편향적인 서술이 124곳에 이르고, 유신 관련 서술을 이전보다 줄이는 등 박정희 정부 편향성도 짙어졌다는 역사학계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민족문제연구소·전국역사교사모임 등 7개 역사단체로 구성된 역사교육연대회의는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엔피오(NPO)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초등 6-1 사회(역사)교과서> 최종본(이하 최종본) 분석 결과 오류 93개, 편향성 31개 등 총 124개 서술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며 “박정희 정권에 대해 우호적으로 서술하고 서술분량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달 새학기부터 초등 6학년이 사용하는 이 교과서는 2011년 교과서를 5년 만에 개정한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는 국정 교과서 체제다.

연대회의는 “최종본에서 기초적인 역사적 사실조차 틀리게 서술된 부분이 여러 군데 발견됐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91쪽 3·1운동 시위 발생 지역 지도의 경우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잘못된 곳이 많다는 게 연대회의의 설명이다. 3·1운동은 전국 232개 부·군 가운데 218곳에서 일어났는데 지도에 표시된 곳은 100군데 정도다.

또 연대회의는 “최종본에 이승만·박정희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선 각각 14번·12번 언급되는데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이나 정부 이름이 한번도 언급되지 않는다”며 “정치적 편향성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직전 교과서인 이명박 정부 시절 2011년 발행 교과서(이하 2011년판)와 비교해도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2011년판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이나 정권과 관련된 서술이 4번에 불과하고 대부분 유신체제와 박정희 대통령 서거 등 ‘그늘’과 관련됐으나 이번 교과서에는 경제성장 등 긍정적인 서술이 두드러진다. 또 2011년판에는 김영삼·김대중 대통령 사진을 나란히 배치해 ‘최초의 문민 정부’ ‘최초의 야당 출신 대통령’이라고 서술했으나, 이번 교과서에는 빠졌다.

유신체제에 대한 서술도 이전보다 간략하게 줄어들었다. 2011년판에서는 “유신헌법은 국회의원 3분의 1과 법관의 임명권, 긴급조치권, 대통령 간접선거 등 대통령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힘이 집중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야당과 시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등으로 서술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최종본에서는 “장기집권이 가능해지고 정치적으로 막강한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었다”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전두환 정권과 관련해선 2011년판과 2014년 실험본에 있었던 ‘군사독재’라는 말이 빠지고 광주 5·18 민주화 운동 부분에서 ‘계엄군’ ‘발포’ 단어와 관련 서술이 사라졌다. 앞서 실험본에 있던 일본군 ‘위안부’ 용어와 관련 사진도 삭제된 것이 최근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이 교과서는 역사학계에서 내년에 발행될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의 기조를 미리 볼 수 있는 시험판으로 주목받아왔다. 김태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국정교과서라는 체제 자체가 자율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우려와 지적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초등학생의 발달 수준 등에 비춘 서술일 뿐 오류나 편향으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집필진과 상의해 연대회의의 발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한 자료를 내겠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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