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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단독] 중·고 국정교과서 개발비, 집필진 ‘개인통장’으로 지급

등록 2016-10-31 19:38수정 2016-10-31 21:45

인건비·연구활동비 등 권당 5억~6억
초등교과서 개발비보다 5배나 많아
‘협력단 명의 지급’ 초등교과서 달리
‘깜깜이’ 집필에 개발비 투명성 의심
국편쪽 “부정 사용 막는 장치 있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공용브리핑실에서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체제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공용브리핑실에서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체제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내년 3월 학교에 배포될 예정인 국정교과서인 고교 <한국사>, 중학교 <역사1>, <역사2>를 개발하고 있는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이 교과서 개발비를 집필진 개인 통장에 바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권 당 개발비도 5억원이 넘어 한권 당 1억원인 국정 초등 교과서에 비해 고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노웅래 의원실이 국사편찬위원회(국편)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지출 결의서’와 국편의 용역계약서 등을 보면, 올해 말까지 지급될 예정인 국정 교과서의 인건비(집필료)와 연구활동경비(워크숍, 회의비, 자료구입비 등)는 <한국사> 3억8679만5110원, <역사1> 3억8013만1070원, <역사2> 3억2717만3820원이 책정돼있다. 이중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각 교과서에 대해 2억1000만원~2억4000만원이 집행됐다. 모두 46명인 국정 교과서 집필진들은 세 팀(<한국사>팀, <역사1>팀, <역사2>팀)으로 나뉘어 집필 중이다. 국편과 <한국사>팀의 대표 집필진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서를 보면, <한국사> 집필료가 3억455만5460원, 연구활동경비가 8223만9650원이다. 대략 한권 당 15명의 집필진이 투입됐다고 보면, 집필자 1인 당 2000여만원 정도의 집필료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집필진은 상근이 아니며, 교수나 교사 등 다른 직업을 가지고 집필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집필료·연구활동경비 외에 삽화, 디자인 등 편집 부분은 세권을 합쳐 5억3700만원짜리 별도 계약을 맺고 있다. 결국 한권 당 개발비는 5억~6억원 정도 하는 셈이다.

또 이 교과서 개발비는 각 팀의 대표 집필진 개인 명의의 통장에 직접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 집필진이 자신의 개인 통장으로 개발비를 지급 받은 뒤 나머지 집필진에게 나눠주는 형식이다. 현재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의 경우, 교육부가 집필진을 모집공고하면 집필할 교수들이 산학협력단을 꾸려 지원하고, 교육부가 이 산학협력단 명의의 통장으로 교과서 개발비를 지급한다. 개발비의 투명한 집행을 위해 개인 명의의 통장에 지급하지 않는 것이다. 국편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교육부가 국편에 연구 용역을 주는 형식을 취하다 보니, 연구 용역비는 연구 용역 계약자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어 집필진 통장에 지급하는 것“이라며 “개인통장으로 넣더라도 부정하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장치가 돼있다”고 말했다.

권당 5억원이 넘는 개발비도 고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교과서정책과는 초등학교 국정교과서는 한 권당 1억원 정도의 개발비를 책정하고 있다. 국편 편수실은 “좋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경력이 훌륭한 원로급 교수님들을 모시다보니 그렇다. 나중에 집필진 경력 등을 보면 수긍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웅래 의원은 “고액의 개발비가 어떻게 책정된 것인지 정확하게 밝히지도 않으면서, 집필진 개인통장에 바로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국민의 지탄 속에 비공개로 만들어지고 있는 국정 교과서 집필진들에게 현금을 쥐어주면서 사기를 북돋으려는 차원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편은 46명의 집필진 중 개발비를 자신의 통장에 지급받고 있는 대표 집필진 3명 중 한명은 이미 언론에 대표 집필진으로 공개된 바 있는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이고, 나머지 2명은 누구인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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