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연대회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오류 지적
“인류 최초 금속도구·농경시작 등 틀린 곳 수두룩”
“인류 최초 금속도구·농경시작 등 틀린 곳 수두룩”
안중근 의사의 자서전 이름이 잘못 기술되는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가 기초적인 사실 오류 투성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역사교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 등 7개 역사 관련 단체의 모임인 역사교육연대회의가 30일 오전 서울 제기동 역사문제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8일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공개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김태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에 안중근 의사의 자서전과 1919년 통합 임시정부 출범 뒤 도산 안창호의 직책이 잘못 서술돼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사> 190쪽에는 안중근 의사의 사진 아래 “안중근은 뤼순 감옥에서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자서전 <동양평화론>을 집필하였으며 <위국헌신군인본분>, <독립> 등 많은 유묵을 남겼다”라고 돼 있다. 김 회장은 “<동양평화론>은 안중근의 자서전이 아니고 미완성 논책”이라며 “안중근의 자서전은 <안응칠 역사>”라고 지적했다. 또 210쪽에는 “(1919년 9월 통합)임시 정부는 대통령 이승만, 국무총리 이동휘, 내무 총장 안창호 등 국내외에서 명망이 있는 인물들로 구성되었다”라는 대목에 대해서도 “통합 임시정부 출범 뒤 안창호의 직책은 노동국 총판이었다”며 “안창호는 앞서 같은 해 4월에 출범한 임시정부에서 내무총장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고대사에서도 오류가 발견됐다. 고교 <한국사> 20쪽에는 “인류가 사용한 최초의 금속도구는 청동기였다”라고 돼 있으나, 기원전 3500년께 만들어진 청동에 앞서 순동이 먼저 사용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장석 서울대 교수(사학)는 “고고학적으로 순동시대는 기원전 5000년께 시작됐다”며 “인류가 사용한 최초의 금속도구가 청동기였다는 것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동아시아에서 농경이 시작된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 역시 잘못 기록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같은 책 16쪽에는 “동아시아에서는 서남아시아보다 농경이 늦게 시작되었지만”이라고 서술돼 있는데, 김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중국의 쌀 재배는 서남아시아 농경 발생보다 최소한 천 년 이상 빠르다”며 “이 사실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
이슈국정교과서 논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