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국정교과서 실무 책임자, 새누리 토론회서
“국정교과서 폐기, 폐기하는데 절대 폐기 없다”
친일·독재 미화 비판에는 “이상한 이야기” 일축
“촛불집회, 중국에서는 할 수 있습니까” 발언도
“국정교과서 폐기, 폐기하는데 절대 폐기 없다”
친일·독재 미화 비판에는 “이상한 이야기” 일축
“촛불집회, 중국에서는 할 수 있습니까” 발언도
교육부가 여론수렴을 거쳐 연말까지 국정교과서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교육부 고위공무원이 공개적으로 “국정교과서 폐기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공무원은 촛불집회에 참여한 청소년들에 대해 “우리 앞세대가 어떤 일을 했는지 우리 아이들은 모른다...촛불집회 한다니까 우르르 가서 막 이야기한다”고 말해 폄하발언 논란도 일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13명의 새누리당 위원들은 2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 학부모들에게 듣는다’ 토론회를 열었다.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실무 책임자인 박성민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이 발제자로 나서고, 김순희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대표, 김에스더 바른교육학부모연합 대표,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 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연대 대표, 홍수연 한국자유연합 사무총장 등 보수성향 단체 관계자들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박 부단장은 이 자리에서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며 현장검토본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들에 대해 “이상한 이야기”라며 평가절하했다. 박 부단장은 “현장검토본 내용에 관해서는 크게 잘못된 것이 없다. 지도 위치 등 부분적이고 지엽적인 오류들이 지적되는데 이는 본질적인 내용이 아니다”며 “교과서 내용에 대해 비판하지 못하고 ‘국정화 자체가 문제다’, ‘박근혜 교과서다’ 이런 식으로 뭉뚱그려 비판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정희 서술이 너무 많네’, ‘친일파라고 안 썼네’ 이런 이상한 이야기나 하고 있지 북한에 대해 제대로 쓴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한다“며 “10여년 전부터 검정교과서 쓴 사람들의 메인(주류)은 민족문제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 이런 역사단체 출신들이며 이들이 검정교과서를 ‘돌려막기’로 쓰고 있다. 참여교사들도 대부분 전교조나 전교조 출신의 전국역사교사모임 출신들이라 자꾸 그쪽(좌편향)으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앞세대가 어떤 일을 했는지 우리 아이들은 모른다. 교과서에서 가르쳐야 알지 무슨 수로 알겠습니까. 해방 이후 우리의 성취나 노력, 소중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이런걸 우리 아이들이 모른다. 촛불집회 한다니까 우르르 가서 막 이야기를 하는건데, 이것도 정말 소중한 민주주의가 이뤄졌으니 하는 것이지 중국에서 이런 것 할 수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박 부단장은 “국정교과서에 대해 ‘폐기’, ‘폐기’하는데, ‘폐기’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제가 지난해 11월부터 실무적으로 책임 맡는 자리 와 1년여 일했는데, 전혀 부끄럼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박 부단장은 “지금 당장 내년부터 적용할지에 대해 부총리께서 다음 주에 발표하실 것인데, 이것은 금방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검정 체제 도입도 10여년 준비해서 했고, 검정 후 10여년간 존속해와서 그 세력도 만만치 않다”며 “교육감도 반대해서 쉽지 않지만, 이 교과서를 살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1월 말 나올 최종본은 더 나은 교과서가 나올 것이고, 이 교과서를 최대한 많이 나눠드리려고 한다”며 “이 교과서를 기준으로 대한민국 역사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의 국정교과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23일까지 여론수렴을 거친 뒤, 연내에 현장 적용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야3당 위원들도 지난 1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정교과서 해부 및 대책마련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고 박성민 부단장을 토론자로 섭외했지만 교육부의 거절로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섭외를 담당한 유성엽 의원실 관계자는 “교육부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토론회에만 골라 참여하면서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는 정치적 중립성을 갖춰야 하는 공무원으로 가져서는 안 될 태도”라고 비판했다.
박성민 부단장은 이날 발언들과 관련해 <한겨레>와 통화에서 “발제 내용은 교육부 홍보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내 입장은 부총리(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와 다르지 않다. 내가 오늘 말한 것이 다 총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야당 토론회에 불참한 것에 대해서는 “가고 싶었지만, 패널들이 다 반대하는 사람들만 있어서 혼자 가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명현 교육부 대변인은 박 부단장의 이날 발언들에 대해서는 “큰 문제 없다. 부총리 입장과 같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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