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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교 검정교과서 집필진 50명 “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

등록 2017-01-20 12:17수정 2017-01-20 21:29

7개 출판사 필자 53명 중 50명이 참여
“국정교과서 폐기·교육과정 개정 없는
검정교과서는 제2·제3 국정교과서 될 것”
중학교 필진도 다음주 거부 선언 예정
기존 고등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들이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촉구하며 2018년 국·검정 혼용방침에 따른 검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중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도 뜻을 모아 이르면 다음 주께 집필 거부 선언을 할 예정이다.

고교 한국사 검정교과서 필자협의회(한필협)는 20일 서울 제기동 역사문제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과정 개정 없는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한필협은 기존 8종의 검정교과서 출판사 가운데 교학사를 뺀 7개 출판사 필자 53명이 참여한 협의체로, 이날 집필 거부에는 이중 50명 가량의 필자들이 동참했다고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이들 집필진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최순실과 함께 민주주의를 농단하여 탄핵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진두지휘한 것”이라며 “교육부는 청와대 지시대로 하나의 역사 해석만 담은 국정교과서를 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역사교육계와 역사학계에서 국정교과서 폐지를 주장했지만, 교육부는 국·검정 혼용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내용 면에서 국정교과서와 유사한 제2, 제3의 검정교과서를 유포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자들은 정상적인 검정교과서를 제작하기 위해선 가장 우선적으로 교육과정과 집필기준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15 역사과 교육과정은 중·고교 연계성이나 교육의 균형성이 없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음에도 (2015년) 공표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당초 검정교과서용으로 작성된 집필기준을 임의로 80~90군데를 수정해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을 만들고, 이를 다시 검정교과서에 그대로 준용하려고 하는 것은 국정교과서 유사품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정교과서 개발에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덧붙였다. 이들 필자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1년6개월 이상 걸리는 검정교과서를 내년 초까지 1년 만에 제작 배포하겠다는 교육부의 일정은 졸속 집필로 이어져 부실한 역사교과서만 양산할 것”이라며 “양질의 역사 교육을 위해 개발 기간을 최소 2년 이상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9개 출판사의 중학교 검정교과서 집필진들도 정부의 국정교과서 사용 강행에 맞서 집필 거부 관련 의견을 모으고 있다. 조한경 부천 중원고 교사는 “집필자들의 뜻을 모아 이르면 다음 주께 고교 교과서 집필자들처럼 집필 거부 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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