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출판사 필자 54명 집필 거부 선언
“국정교과서 폐기, 교육과정 개정 없는
검정교과서는 결국 유사 국정교과서 될 것”
“국정교과서 폐기, 교육과정 개정 없는
검정교과서는 결국 유사 국정교과서 될 것”
기존 고등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에 이어 중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도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촉구하며 2018년 국·검정 혼용방침에 따른 검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중학교 검정교과서 8개 출판사 필자 54명은 25일 성명서를 내어 “교육과정 개정 없이는 중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중학교 검정교과서 필자는 9개 출판사 111명이다. 이 가운데 일부 집필자들이 지난 22일~24일 개별적으로 연락을 돌려 접촉한 필자 64명 가운데 54명이 집필 거부에 동참했다고 집필 거부에 나선 필자들이 설명했다. 9개 출판사 가운데 지학사 집필진만 이날 성명서 동참자가 없었다.
이들은 “국정 역사교과서는 ‘좌파척결’과 ‘보수 가치 확립’이라는 미명 아래 청와대를 중심으로 기획되고 진행되었음이 드러났다”며 “청와대는 이 사실을 덮기 위해 교육부와 막대한 예산을 동원하여 국정 역사교과서를 홍보했고, 보수우익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에 국정교과서 찬성 시국집회를 열도록 지시하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교육부의 태도를 보면,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도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을 거의 그대로 적용할 것으로 보이고,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통해 드러난 교과서 내용 오류나 편향된 서술은 최종본에 거의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검정교과서 개발 기간도 1년에 불과해 결국은 검정교과서도 유사 국정교과서처럼 집필될 수밖에 없고 부실 교과서가 양산될 우려가 커서 집필 거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상적인 검정교과서가 제작되기 위한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국정교과서 즉각 폐기 및 현재의 부실 검정교과서 개발 일정 중단’, ‘검정 개발 기간 충분히 확보해 양질 교과서 제작할 수 있는 환경 보장’ ‘2015 역사과 교육과정 개정 작업 착수’ 등이다. 중학교 검정 집필진은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필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앞서, 지난 20일 기존 8종 고등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출판사 가운데 교학사를 뺀 7개 출판사 집필자 53명 가운데 50명도 집필 거부 선언을 한 바 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이슈국정교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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