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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포기 못하는 세가지 이유

등록 2017-02-05 19:26수정 2017-02-05 20:14

박 대통령 탄핵정국서 보수 결집
‘역사 돌리기’ 뉴라이트와 유착
국정화 실패 따른 책임 회피도

연구학교 선정 15일 최종 발표
현장은 냉랭…야당 ‘금지법’ 별러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은 편향적 역사 서술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물론 수백개의 오류가 발견돼 완성도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다수의 반대여론에도 교육부가 연구학교 지정 강행, 내년 국·검정 혼용 방침 고수 등 국정교과서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배경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 지지층 결집” 카드
우선 국정교과서를 통해 전통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상권 덕성여대 교수(사학)는 5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4%대에 불과하지만, 국정교과서 찬성 여론은 그래도 17%대에 이르러 대통령 지지율의 4배를 넘고 있다”며 “보수진영 입장에서는 국정교과서는 위기의 원인이 아니라 위기를 벗어나게 할 해법으로, 보수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최선의 카드”라고 짚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 야당 관계자도 “현재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에게 쏠려 있는 국민적 분노를 이념 논쟁이 치열한 국정교과서를 통해 분산시키고, 이를 통해 보수층을 결집해 반격에 나설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로서는 국정교과서를 강행해서 손해 볼 게 없다는 설명이다.

“역사 되돌리기” 압박
교육부가 지난 10여년 동안 하나의 정치·사회세력으로 성장한 이른바 ‘뉴라이트’ 세력의 끈질긴 요구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일식 연세대 교수(사학)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는 보수정권 내내 뉴라이트가 집요하게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한 ‘역사 거꾸로 돌리기’를 시도해온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그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좌파와의 역사 전쟁’을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뉴라이트로 연결되는 카르텔이 형성돼있고, 교육부는 이를 충실히 수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도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국정교과서를 고수하는 것은 ‘박 대통령-공안검사 출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뉴라이트 계열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출신인 전희경 새누리당 의원으로 대표되는 극우 성향의 새누리당 의원들’이라는 삼각커넥션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화 실패 책임론 피하기” 계산
교육부가 국정화 추진 실패에 따른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국정교과서 현장 투입을 강행한다는 분석도 있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교과서연구팀장은 “국정교과서 제작에만 최소 44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고, 우리 사회는 수많은 갈등과 혼란을 겪어야 했다”며 “교육부는 국정교과서가 완전히 무산될 경우 제기될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국정교과서 사용 학교를 늘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오는 10일까지 국정교과서를 희망하는 학교의 신청을 받아 15일 연구학교 선정 결과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교육청은 대구, 대전, 울산, 충북, 전북, 전남, 경북, 제주 등 8곳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교육감이 국정교과서 찬성 입장을 밝힌 곳은 대구, 경북, 울산 등 3곳 정도다. 연구학교 신청이 극히 일부 지역의 소수 학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야당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있는 ‘국정교과서 금지법’을 정세균 국회의장을 설득해 오는 23일 국회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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