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9일 대선을 앞두고 야권 후보로 압축된 문재인 전 대표(더불어민주당), 안철수 의원(국민의당), 심상정 의원(정의당) 등 세 주자 가운데 문재인 후보의 청소년 인권 문제 및 교육 정책이 상대적으로 개혁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소년인권단체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가 지난달 ‘2017년도 대선수권능력시험 교육청소년인권 영역’ 시험지를 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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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논쟁이 뜨거웠던 ‘청소년 참정권 확대’에 대해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적극 찬성하는 뜻을 밝혔다. 선거권에서만이 아니라, 직접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 나이도 내려야 하며, 정당활동 나이 제한도 폐지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선거권 나이 하향에만 동의했다.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 된 바 없다”고 답했다.
교육정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서도 차이를 보였다. 안철수·심상정 후보는 “수능을 자격고사화 해야한다”는 의견에 찬성했지만, 문재인 후보는 ‘입장 유보’했다. 장시간 학습을 줄이는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 차이를 보였다. 학원휴일 휴무제, 야간학습 금지, 학습시간 셧다운제 등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모두 찬성, 심상정 후보는 학원휴일 휴무제를 제외한 부분 찬성, 문재인 후보는 세 정책 모두 “입장을 정하지 못 했다”고 답했다. 문 후보의 교육정책 담당 보좌관은 “과도한 학습시간을 줄이는 취지는 동의하나 규제책 이전에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의 두발규제, 집회시위의 자유 등을 보장하는 학생인권조례를 ‘학생인권법’ 제정으로 끌어올려 학생인권을 폭넓게 보장하자는 방안에 대해 안철수 후보, 심상정 후보는 ‘찬성’, 문재인 후보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경내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 활동가는 “대선을 한달 앞에 둔 시점에서 입장을 못 정했거나, 논의 되지 않아 답변을 유보한 정책은 사실상 추진 의지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달 28일 문재인 후보의 교육공약에 대해 “안이하고 미약하다. 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공약이 필요하다”며 문 후보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문 후보 쪽은 “집권 가능성이 높은 후보가 섬세함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 함부로 약속하기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 후보인 유승민 후보(바른정당)는 “답변할 여유가 없다”며 답안지를 제출하지 않았고, 홍준표 후보(자유한국당)는 “경선 이후 제출하겠다”고 했지만 4일 현재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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