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해법,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는 고용노동부의 직권 취소라는 간단한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자는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견해와 달라 귀추가 주목된다.
조 교육감은 지난 3일 취임 3주년을 맞아 서울시교육청에서 <한겨레>와 만나 “적대적 갈등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민주주의적 절차를 밟으며 갈등의 접점을 찾아가는 게 진정한 의미에서 선진국형 민주주의”이라며 “9명의 해직자 때문에 5만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든 것, 그 자체가 굉장히 퇴행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한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 시대의 큰 사회개혁 방향으로 볼 때 전교조의 재합법화는 전격적으로 단행하는 게 좋겠다. 고용노동부에서 행정명령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하면 굉장히 간단하다”고 강조했다. 또 “‘교복 입은 시민’(학생)을 길러내는 교사에게 정치적 표현의 자유,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는 게 옳다”며 “세월호 사건으로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교사를 징계하는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시대를 문재인 정부가 종결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권학교 폐지, 일반고 전성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조 교육감은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폐지에 앞서 ‘동시전형’과 ‘선지원 후추첨제’로 고입전형 방식을 전환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3년간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한 미림여고, 우신고를 제외하고 시교육청이 폐지한 자사고는 없었다. 최근엔 자사고·외고 5곳을 재지정했다. ‘일반고 전성시대’ 공약은 실패한 것인가?
“자사고 폐지는 2014년부터 추진했지만 지방교육청 수준에선 자사고 폐지가 불가능하다는 게 확인됐다. 2년 전엔 부실한 자사고를 지정 취소했지만 교육부가 방해하고 시행령도 개정해 버렸다. ‘교육청의 칼’로는 개별 자사고를 탈락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솔직히 시인하게 됐다.”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교육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공간을 열어만 준다면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외고의 동시선발’이라는 고입전형 방식의 전환을 주도하고자 한다. 일류고의 선발특권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지만, 선발특권을 크게 완화할 것이다. 당연히 자사고·외고 폐지와 같은 고교체제 개혁과 병행해야 하지만 고교체제 개혁 전이라도 가능하다. ‘선지원-후추첨제’와 결합한다면 고교서열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선지원-후추첨제’를 자사고에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근 추첨제를 교육감 재량으로 실시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변호사도 있어 적극 검토하고 있다. 동시전형을 시행해도 자사고·외고에 우수한 학생이 여전히 몰릴 가능성이 있지만 일반고 학생들의 열패감은 최소한 줄일 수 있다.”
-두 자녀가 외고를 나왔다는 비판이 많다.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입장이었지만 송구한 마음이다. 그러나 교육감으로 고교체제 개편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사고·외고에 다니는 학생, 학부모의 선택을 비판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이 빠진 딜레마를 지적하고 개혁하려는 것이다. 자사고·외고와 같은 별도 범주의 학교를 만들어서 일반고는 황폐화됐다. 그런 일반고에 가지 않기 위해 사교육을 치열하게 받아 학생들은 자사고·외고로 간다. 고교서열화는 심화되고 교육 사다리는 무너졌다. 개인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 교육체제를 개혁해야만 한다.”
-정부가 바뀌었는데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나?
“국가교육회의-교육부-교육청 간의 권한을 명확히 정리해 교육자치를 강화하고 안정화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교육부는 권한을 시·도교육청에 넘겨 자율과 분권을 보장하고 교육청은 학교가 교육과정에서부터 생활지도, 재정 운영 등 권한과 자율성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진보 교육감이 주장했던 교육정책이 대선 공약으로 반영돼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내년 교육감 선거부터 16살 청소년 투표권을 실현할 수 있을까?
“교육감 선거권을 16살 이상 청소년에게 부여하는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 학생들 스스로 교육감 후보자의 정책을 비교·토론하고 치열하게 논쟁했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주체적 시민이 되는 것을 우리 사회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지향적 교육 방향과 정확히 대응하는 방식이다.”
-교육감 선거 1년이 남았다. 내년 선거에 출마하나?
“말하기 이르다. 남은 1년 동안 그동안의 정책이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뒤 평가를 받겠다.” 정은주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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