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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능만 바꿔선 교육 정상화 한계”…대입제도 전반 개편 뜻

등록 2017-08-31 22:31수정 2017-08-31 23:24

수능개편 1년 연기
1년 뒤로 미뤄진 숙제
수능 넘어 학종·내신 절대평가…
대입전형 전반 손질에 ‘진통’ 예고
“국민이 수긍할 수 있게 소통 필요”

절대평가 공약 지켜질까
기존안 모두 폐기, 원점서 재논의
“변별력 프레임에 갇힐 필요없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개편안 적용 1년 유예를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중장기 대입제도 개선에 대한 정책 연구를 바탕으로 내년 8월까지 2022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개편안 적용 1년 유예를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중장기 대입제도 개선에 대한 정책 연구를 바탕으로 내년 8월까지 2022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 시점을 1년 뒤로 늦추는 대신, 논술 및 교과 특기자 전형의 축소·폐지를 포함한 종합적인 대입전형 개혁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전 정부가 확정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 시기에 맞추려고 불완전한 수능 개편안을 내놨다가 여론의 반발에 맞닥뜨리자, 이참에 대입제도 전체를 손보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패키지’로 엮인 고교·대입정책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1일 “내년 8월까지 종합적인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여기에는 고교학점제, (내신) 성취평가제, 고교체제 개편을 포함한 고교 교육 정상화 방안과 이를 뒷받침할 대입정책까지 포괄적으로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가 이날 밝힌 고교학점제와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고교체제 개편 등은 수능을 비롯한 대입정책과 서로 밀접하게 맞물린다. 먼저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내세운 대표적 교육 공약이다.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희망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이수한 뒤 그 학점을 모아 졸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고교학점제의 취지다.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려면 김 부총리가 말한 내신 성취평가제와 수능 절대평가 등이 전제돼야 한다.

교육부가 지난 10일 내놓은 수능 개편 1·2안이 많은 비판에 직면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새 정부가 내세운 고교학점제나 내신 성취평가제 등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탓이다. 예컨대 고교학점제를 도입한다 해도, 수능 절대평가와 내신 성취평가제가 함께 동반되지 않으면 대다수 고교생은 원하는 과목이 아니라 점수 얻기 쉬운 과목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제대로 선택하려면 2022학년도 수능 개편은 고1 수준 범위에서 과목을 대폭 축소한 뒤 전 과목에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1년 뒤로 미뤄진 숙제, ‘소통’이 관건 김 부총리는 이날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관련해 “학종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논술 및 교과 특기자 전형 등 사교육을 유발하는 전형 요소는 최대한 줄여 수능과 학생부만으로도 대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고치겠다는 뜻이다. 김 부총리는 그 구체적 방법으로 △학종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폐지 △교사추천서 등 학생부 기재양식 개선 △대입 평가기준 공개 및 블라인드 면접 도입 등을 제시했다.

수능 개편을 1년 뒤로 미뤄 시간을 번 만큼, 교육부의 ‘밀린 숙제’는 더 커지게 됐다. 수능만이 아니라 학종 등 다른 전형 요소에도 손을 대기 시작하면, 학부모·대학 등 이해관계자들의 유불리가 더욱 복잡하게 엇갈리게 된다. ‘수능 절대평가 논란’보다 더 큰 회오리가 칠 수 있다는 얘기다. 사교육과 입시 경쟁을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지만, 더 세심한 여론수렴과 설득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적성이나 학력에 따라 교육관이 나뉘다보니 자녀에게 유리한 정책이 아니면 교육정책의 공감대 형성이 어려웠다”며 “1년 유예의 가장 큰 목적은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자신이 반대하는 안에 대해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국민과 소통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도 “1년의 시간을 번 만큼 국가가 학생들을 어떻게 길러낼지 새 정부의 가치와 철학을 밝히고 수능, 학종, 고교 내신 절대평가 등 여러 제도가 다 같이 가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절대평가’ 추진 동력 유지될까 정부는 이번에 논란이 된 절대평가의 단계적 도입안(1안)과 전면 도입안(2안)을 모두 폐기한 뒤 ‘백지상태’에서 다시 수능 개편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1년 뒤 여론의 향배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 새 정부의 교육개혁 추진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대학 입시제도를 바꿀 때에는 여러 이해당사자의 유불리가 엇갈리게 마련”이라며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대입 제도의 결정을 미룬다고 해서 절대평가에 반대하던 사람이 1년 만에 찬성으로 돌아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 등 교육단체는 수능 절대평가 도입과 관련해 정부가 ‘변별력 프레임’에 지나치게 갇힐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수능 개편의 출발점인 2015 개정 교육과정 자체가 ‘과잉 변별력’을 극복하고 ‘융·복합적 창의성’을 추구한다는 목표에서 비롯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미향 최성진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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