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염리초등학교에서 6학년 5반 선생님이 학생들과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온라인 클래스’ 너무 느려서, 15분짜리 강의를 한시간 동안 듣고 있네요.”
“‘이(e)학습터’가 먹통인데… 다들 접속 괜찮은가요?”
2단계 온라인 개학일인 16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공공 학습 플랫폼인 <교육방송>(EBS) 온라인 클래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이학습터 등에 접속하기 어렵다는 호소가 쏟아졌다. 로그인이 아예 안된다거나 동영상 강의가 자꾸 끊긴다, 성취도 기록이 제대로 남지 않았다는 등 내용도 다양했다. 반면 “지금도 학습 영상 잘 보고 있다”며 접속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날 초등학교 1~3학년을 제외한 전국 398만여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원격수업을 받는 온라인 개학에 돌입했다. 앞서 9일에는 전국 고3, 중3 학생 85만여명이 1단계로 온라인 개학을 한 바 있다. 이날은 이전보다 원격수업을 받는 학생의 규모가 4배 이상 늘어, 원격수업 플랫폼 등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큰 관심이 쏠렸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접속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학급 커뮤니티 서비스인 ‘위두랑’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아예 누리집이 열리지 않는 현상이 계속돼, 긴급 시스템 점검차 서비스를 중단했다. 초등학교에서 주로 쓰는 이학습터는 오전 9시께 로그인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중고등학교에서 주로 쓰는 온라인 클래스는 접속엔 문제가 없었지만 속도가 느렸다. 민간에서 제공하는 학급 커뮤니티 서비스 ‘클래스팅’도 이날 오전 접속 지연 등의 현상이 나타나 “트래픽 부하로 일부 기능이 제한된다”는 공지를 올렸다. 학교별로 제작해 운영하는 학교 자체 누리집에 접속이 어려운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원격수업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의 ‘대형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공공 학습 플랫폼을 운영하는 관계기관들은 이날 오전 “시스템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학습터를 운영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쪽은 “오전 로그인 오류는 30분가량 외부 서비스를 통해 로그인하는 경로를 막아 해결했다. 그 뒤로는 큰 문제 없이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오전 이학습터의 동시접속자는 20만여명이었으나, 이날 오전 최대 동시접속자 규모는 그 세 배가 넘는 66만4천명에 달해, 일시적인 접속 장애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9일과 13일, 14일 여러 차례 1시간 이상씩 접속 지연 문제가 있었던 온라인 클래스도 이날은 속도 저하 말고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학습 플랫폼 운영기관들이 서버를 늘리고 운영방식을 바꾸더라도, 유례 없이 큰 규모의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탓에 당분간은 이런 어려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이날 접속 지연 등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교사가 학급별·교과별로 학생들에게 ‘대체학습’을 제공하고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유연한 방식으로 출결을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예컨대 원래 1교시에 온라인 클래스에서 수학 과목을 수업하기로 계획했으나 접속이 안되거나 불안정하다면, 다른 교육방송 콘텐츠를 본 뒤에 학습지를 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학습지 푼 것을 사진으로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제출하면 출석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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