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염리초등학교에서 6학년 5반 선생님이 학생들과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방금 채팅창에 ‘ㅋㅋㅋㅋ’ 쓴 사람 누구야? 이러면 안돼요. 온라인이지만 지금 정규수업중이에요.”
초등학교 1~3학년을 제외한 전국 모든 학생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 5학년 창의반 담임 송미경 교사도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22명의 제자들과 처음으로 만났다.
이날 송 교사는 오전 9시30분에 시작한 1교시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원격수업도 정규수업”이라며 학생들에게 ‘온라인 예절’을 지켜달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영상에서 상체만 보인다고 아래는 잠옷 입고 있으면 안돼요. 상·하의 모두 단정히 입고 수업 중에는 게임, 에스앤에스(SNS) 절대 하지마. 채팅에서는 항상 바른말 고운말 쓰고 불필요한 대화는 금지!”
하지만 첫 원격수업에 학생들의 태도는 종종 흐트러지곤 했다. 송 교사가 ‘불필요한 채팅 하지말라’고 하는 그 순간에도 한 학생은 채팅창에 ‘ㅋㅋㅋㅋ’라고 썼다. 송 교사의 설명이 길어지자 여러 번 하품을 하거나 모니터가 아닌 딴 곳을 쳐다보는 학생도 있었다.
반면, 같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라도 수업 형식과 내용에 따라 학생들의 집중도가 달라졌다. 다음 수업인 ‘수학’ 시간에 송 교사가 ‘혼합 계산’(하나의 식에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등이 섞여 있는 계산) 문제를 내고 풀게 한 뒤 어떻게 풀었는지 대답해보라고 하자 학생 3명이 동시에 손을 번쩍 들었다. 송 교사는 영상으로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모습을 지켜보며 “다들 열심히 풀고 있네, 멋있다” “다 푼 학생은 ‘손하트’ 그려보자”며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1교시에 비해 하품을 하거나 딴짓을 하는 학생은 거의 안 보였다.
초등학생의 경우, 학습량이 많은 중학생, 고등학생에 비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훨씬 많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용산초는 앞으로 전 학년을 대상으로 매일 최소 1시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스템 과부하를 막기 위해 일단 실시간 쌍방향 수업 시작 시간은 5~6학년은 오전 9시, 3~4학년은 오전 10시, 1~2학년은 오전 11시로 분리했는데 교사 재량에 따라 쌍방향 수업 시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김경미 용산초 교무부장은 “초등학생은 중·고교생에 비해 교육과정이 직접 체험하고 발표하는 학생주도 학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최선으로 보인다”며 “직접 동영상을 찍거나 학습 과제를 만드는데 하루 5~6시간씩 걸림에도 교사들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염리초등학교에서 6학년 5반 선생님이 학생들과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날 용산초에서는 큰 시스템 오류 없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진행됐지만 수업 전, 혹은 수업 도중에도 학부모들이 학생 옆에서 지켜보거나 도움을 주는 모습이 포착돼 ‘부모개학’ ‘조부모 개학’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했다. 5학년 창의반에서는 한 학생이 교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는데 학생을 옆에서 돕고 있던 할머니가 교사의 안내에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1교시가 끝나고 교사가 전화로 다시 한번 안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1교시 수업 직전 한 학생이 하품을 하자 옆에 있던 학부모가 “선생님 죄송해요”라며 교사에게 대신 사과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