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학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미투’가 제기된 지 2년이 지났지만, 교육부의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 담당 인력이 2명에 불과하고 신고를 해도 제때 처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배준영 의원(미래통합당)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 3월 설치된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온라인 신고센터’는 전국 초·중·고 1만2천여곳과 대학 430여곳을 대상으로 신고 접수를 받는데 담당 인력은 5급과 6급 공무원 1명씩 2명에 불과하다.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탓에 처리도 늦어지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접수된 피해사례는 모두 313건인데 이 가운데 185건만 처리가 진행 중이거나 완료됐다. 징계 처분이 내려진 경우는 185건 가운데 45건에 그쳤다.
2차 피해 우려도 제기된다. 권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85건 가운데 교육부의 직권조사는 단 한차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피해가 신고·접수되면 소관기관(초·중·고는 관할 교육청, 대학은 해당 대학)으로 넘겨 처리 결과의 적정 여부를 판단하고 보완을 요구한 뒤, 결과가 미흡하고 조직적 은폐·축소가 의심되는 경우에만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권 의원은 “가해자의 90% 이상이 교원인데 신고된 사안을 그대로 소관기관에 이첩하면 2차 피해 우려는 물론이고 조사 및 후속조처의 객관성마저 담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접근성이 떨어져 신고 자체가 어려운 점도 문제다. 현재 교육부 누리집에서 총 4단계를 거쳐야만 신고센터를 찾을 수 있다. 권 의원은 “어렵게 신고를 결심한 피해자를 생각한다면 접근성이 1순위가 돼야 하지만 현재 신고센터는 한마디로 ‘숨어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두고 있는 8개 부처 가운데 교육부만 유일하게 수개월째 공석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더 이상 시기를 늦추지 않고 신속하게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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