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대전시 서구 괴정동 괴정고등학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2교시 수학 영역에서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나형의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 및 올해 9월 모의평가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가형의 경우엔 조금 더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3일 오후 교육부 브리핑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소속으로 출제경향을 분석한 교사들은 “가형은 다소 어렵고, 나형은 비슷하거나 쉬울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 수학 영역에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새로 적용되면서 출제 범위가 조금씩 바뀌었다. 나형을 분석한 조만기 경기 판곡고 교사는 “출제 범위에서 고르게 출제가 됐고, 학생 입장에선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고 문제를 풀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학 영역에서는 흔히 객관식 제일 뒤에 배치하는 20·21번 문항, 주관식 제일 뒤에 배치하는 29·30번 문항 등 4점짜리 문항들이 이른바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는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다. 나형에서 30번 문항의 경우 “미분 가능성과 연속성을 모두 확인해야 하고 3차 함수와 1차 함수를 추론해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형이면서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다. 다만 조 교사는 “수험생들이 힘들어하는 빈칸 추론, 프랙탈 등이 출제되지 않았고, 삼각함수가 새롭게 출제 범위에 들어왔지만 모의평가 등을 통해 충분히 대비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난이도가 비슷해도 수험생들의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덜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반면 가형을 분석한 김정환 대구 혜화여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에 견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밝혔다. 나형에서 출제된 4점짜리 문항 3개가 가형에서는 3점짜리 문항으로 출제됐는데, 이 역시 가형의 난도가 높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교사는 “고난도 문항의 개수가 늘어났고 중난도 문항의 풀이 과정이 조금 더 길어졌다”고 지적했다. 수험생들이 시간 안배에서 애를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수함수 그래프와 등차수열을 동원해야 풀 수 있는 16번 문항은 “새로운 유형이면서도 중난도 문항”으로 꼽혔다. 추론을 요구하는 20·28·30번 문항들도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문항들로 꼽혔다.
총평을 맡은 오수석 교사(소명여고)는 “가형의 경우 출제 범위 가운데 미적분에서 고난도 문항이 상대적으로 많이 출제됐다. 논리적 접근과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들이 있어서, 개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형과 나형 모두 고난도 문항에서는 <교육방송>(EBS) 연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체감 난도가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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