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 보세요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과 성교육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면 서로 나름대로 자녀 성교육에 대한 지혜와 집안 분위기를 이야기하게 된다. 이런 얘기들 속에서 같은 한국사회, 비슷한 연령대임에도 불구하고 성을 대하는 태도나 문화가 참으로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한 어머니는 아이들 성교육은 부모의 벗은 몸을 보여주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어렸을 때부터 함께 목욕을 했다고 했다. 아들이 한창 사춘기 시기인 중학생인데, 이성의 몸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때라서 차라리 엄마 몸을 보여주면서 그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고 얘기했다. 어떤 어머니는 이 얘기를 듣고는 당신 집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집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부터 목욕을할 때 어쩌다가 엄마가 욕실 문을 열기만 해도 기겁을 하면서 난리를 친다’고 말을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성의 자녀와 목욕을 같이 해야 하는가? 과연 이성의 부모가 목욕까지 하면서 자녀에게 성교육을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놓고 부모들은 서로 자라온 가족 배경과 나름대로의 성가치관을 쏟아 놓는다. 대체로 시기에 있어서 공중목욕탕에 같이 들어갈 수 없는 때 아니겠냐고 그러면서 많은 집안에서는 늦더라도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되면 아이가 알아서 분리를 하던가 부모가 따로 목욕할 것을 권한다고 한다.
아무리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하기 위해서 아들에게 엄마의 몸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춘기가 된 이후의 시기에는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헤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우려를 하는 목소리도 많다. 아들은 둔 엄마들은 아이가 어느날 문득 엄마와 스킨쉽을 하는데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 올때도 있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그 순간 마음속으로 이젠 이 아이도 남자가 되었구나 하는 느낌을 느끼면서 엄마 스스로 마음 속에서 분리를 선언한다고 한다.
물론 가족 분위기, 부부사이의 관계 등에 따라 그 정도에 있어서 차이야 있을 수 있지만 사춘기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해 가는 시기이다. 성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아동기에는 이성의 부모에게 느꼈던 감정을 이 시기에는 동료에게 이전되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이다. 과도한 우려일 수도 있으나 상담현장에 심심치 않게 드러나는 가족간 근친 성관계는 이성의 자녀와 성적 감정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부모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bright@ymca.or.kr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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