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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사진부터 빵집, 술 추천까지…‘뉴스 아닌 뉴스레터’

등록 2021-06-23 10:38수정 2021-06-23 10:57

구독자 취향 맞춤형 정보 제공하는 뉴스레터
신뢰, 친근감 무기로 구독자 ‘취향 저격’
‘까탈로그’ 뉴스레터 갈무리
‘까탈로그’ 뉴스레터 갈무리

직장인 김상아(37)씨는 매주 월요일 오전 회의를 마친 뒤 이메일로 ‘귀짤단’이 보낸 귀여운 동물이나 아기 사진을 본다. “구독하는 뉴스레터가 많다 보니 아예 읽지 않고 삭제하는 것도 많은데, 이런 레터는 짧은 시간에 부담 없이 볼 수 있어 꾸준히 보게 돼요. 일주일 중 가장 힘든 월요일 오전을 웃으면서 넘길 수 있게 해주기도 하고요.” 취업준비생 이은진(25)씨는 매주 금요일 오전 이메일로 ‘주말랭이’가 보낸 전시회 일정 등을 보며 주말 계획을 세운다. “굳이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취향에 맞는 정보를 친근한 말투로 읽을 수 있어서 구독해요.”

최근 이메일로 재밌는 사진을 보내주거나 식당·전시회를 소개해주는 등의 ‘뉴스 아닌 뉴스레터’가 밀레니얼·제트(엠제트·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뉴닉’ 등 뉴스를 선별·해석·재배열해 이메일로 보내주는 뉴스레터 서비스가 자리를 잡자, 뉴스뿐 아니라 구독자들의 취향과 선호에 기반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시작해 매주 수요일마다 이메일로 빵집을 추천해주는 ‘빵슐랭가이드’는 구독자 약 1만명을 모았다. 빵슐랭가이드를 운영하는 박현영(26)씨는 “시사나 경제 등 딱딱한 주제뿐 아니라 빵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말랑말랑한 정보를 누군가 정제해 큐레이션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다고 느꼈다”라며 “특히 엠제트 세대는 온라인에 친숙하고 검색을 잘하는 만큼 오히려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정보 중 광고 등 믿을 수 없는 정보도 많다고 느껴 이러한 뉴스레터를 선호하는 것 같다. 구독자 대부분이 2030 여성이다”라고 말했다.

‘뉴술레터’ 뉴스레터 갈무리
‘뉴술레터’ 뉴스레터 갈무리

이러한 뉴스레터 서비스는 ‘신뢰’와 ‘친근감’을 무기로 구독자들을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수많은 정보가 넘치다 보니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구독자의 취향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구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술에 대한 정보를 이메일로 보내주는 ‘뉴술레터’의 애플킴(34) 에디터는 “엠제트 세대는 누가 정보를 제공하는지에 민감하다”며 “정보가 넘쳐나는 환경에서 자신이 취향에 맞고 가치 있는 정보를 선별해서 보여줄 ‘믿을 수 있는 큐레이터’를 찾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주량이 약해 최대한 맛있는 술을 골라야 하는 캐릭터, 단맛이 나는 술은 거부하는 캐릭터 등 에디터들의 캐릭터를 설정해 구독자들이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의 의견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술레터의 구독자는 약 1600명으로 90%가 20·30세대다. 지난해 8월부터 매주 월요일 귀여운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주는 ‘귀짤단’을 운영해 구독자 약 2600명을 모은 이은미(26)씨도 “구독을 해야만 받아볼 수 있는 콘텐츠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라며 “친구와 나누는 편지처럼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짤단’ 뉴스레터 갈무리
‘귀짤단’ 뉴스레터 갈무리

이러한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엠제트 세대는 자신의 취향이나 원하는 정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드백 한다. 뉴스레터 서비스 운영자들도 구독자들의 피드백에 항상 귀를 기울인다.

웹 미디어 기업 ‘디에디트’는 지난해 5월부터 신제품이나 맛집 등에 대한 소개를 담은 ‘까탈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는 약 6만5천명으로, 뉴스레터를 실제로 읽는 ‘오픈율’도 50%가량이다. 하경화 디에디트 대표는 “구독자 가운데 25~34살의 비중이 높은데, 개인의 취향이나 관심사 등이 뉴스레터에 반영되길 바라는 피드백이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주말에 갈 만한 전시회 등을 추천해주는 ‘주말랭이’는 지난해 8월 시작해 구독자 약 6천명을 모았는데, 25~29살이 구독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주말랭이 에디터 몽자(28)는 “구독자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외 지역에 대한 정보를 늘려달라거나, 어떤 전시회가 취향에 맞았다는 등의 피드백이 활발하게 온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엠제트 세대는 인터넷 검색을 제일 잘하는 세대지만 편리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따로 에너지를 쏟지 않고도 맞춤형 정보를 볼 수 있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호한다”라며 “자신의 취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관심 분야나 취향에 맞는 정보를 규칙적으로 받아보길 원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드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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