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 주변 여의대로에 경찰 차벽이 설치돼 있다. 천호성 기자
민주노총이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예고한 가운데 경찰이 여의대로·광화문 등 시내 곳곳에 차벽을 설치하며 집회 차단에 나섰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등을 이유로 집회를 불허한 상태다.
3일 경찰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와 종로구 광화문광장 등 서울 시내에 213개 부대를 투입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집결을 차단하고 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의 도로 점거나 여의도공원 진입을 막기 위해 집회 장소로 예고된 여의대로 양쪽에 전경버스 수십대를 잇닿아 세웠다. 민주노총이 집회 장소를 도심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광화문과 경복궁 성벽 앞에도 차벽을 쳤다.
경찰은 또 원효대교, 한남대교 등 서울 외곽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진입로를 중심으로 검문소 59곳을 세워 집회 참가자들을 태운 전세버스 등의 진입을 막고 있다. 확성기를 장착하거나 집회 도구 등을 실은 차량은 검문을 통해 되돌려 보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노총 총연맹 등 3개 단체는 이날 여의도 등에서 총 873명이 참가하는 97건의 집회와 행진을 신고했으나 경찰과 서울시는 코로나19 방역 등을 이유로 금지를 통보했다. 서울 시내에서 10명 이상 참석하는 집회는 서울시 지침에 따라 금지된 상태다. 서울경찰청은 입장문을 내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현장에서 집결을 차단하고, 금지된 집회 개최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법처리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집회 참가 차량이 한강 다리 등에서 경찰의 검문을 받고 회차한 것을 빼면 오후 1시 현재까지 집회가 열렸거나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이 충돌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경찰의 저지 등으로 여의도 등 한 장소에서 노동자대회를 열 수 없게 될 경우 산하 노조별로 흩어져 집회를 진행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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