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씨 산재사망사고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지난 5월6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신컨테이너터미널 운영동 앞에서 열려 고인의 친구들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고 있다. 평택/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고용노동부가 올해 7월1일 산업 재해(산재)를 전담하는 ‘산업안전보건본부’를 설치했지만,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 업체와 관련된 기초 통계 자료를 부실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산안법 위반 업체들을 유형별로 구분해놓지 않아 산재 예방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에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참여연대가 노동부에서 받은 최근 5년(2016~2020년)간 ‘산안법 관련 근로감독·신고사건 현황’을 보면, 노동부는 산안법 위반 업체에 대해 업종별·규모별·법령별 구분을 하지 않은 채 ‘위반업체수’로만 통합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참여연대는 근로감독으로 적발됐거나 신고사건으로 확인한 산안법 위반 업체 현황을 “감독 종류별·법령별·업종별·규모별로 구분해달라”고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노동부는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연도별로 산안법을 위반한 업체 중 시정지시나 사법처리를 받은 업체 수만 파악하고 있을 뿐, 위반 업체가 산안법 중 어떤 법령을 자주 위반하고 있는지, 어느 업종, 어느 규모인지에 대한 현황을 집계하지 않은 것이다. 노동부가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노동조합법 등 다른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선 법령별, 업종별, 규모별로 관리해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노동부는 ‘시정지시’ 받은 업체에 한해 실제로 위반 사항을 개선했는지를 파악하는 후속 조처 이행 현황도 ‘정보 부존재’로 참여연대에 통보했다. 노동시간 관련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노조법 등을 위반해 시정지시를 받은 업체들의 경우 위반 사항을 개선했는지를 파악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조처다. 지난해에 산안법 위반으로 시정지시를 받은 업체는 총 8764곳(근로감독 8638곳·신고사건 126곳)에 달한다.
노동부 산재예방정책과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정보 부존재’ 통보를 결정한 것에 대해 “전산시스템상 일부 위반 업체에 한해 업종 또는 규모가 입력되지 않은 상태였고 (공란을) 임의로 분류해 통계를 낼 수 없기에 정보공개법에 따라 ‘부존재’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안전보건본부가 설립됐고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 인지하고 개선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매년 2천 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산재로 죽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지난 2018년 12월 산안법이 개정됐지만, 실효성 있는 산재 예방 대책은 산안법 위반 현황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산안법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정부는 산안법 근로감독·신고사건 관련 통계시스템을 구축하고 체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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