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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동청에 고발된 ‘가짜 5인 미만 업체’ 중 75%가 ‘서류상 쪼개기’

등록 2021-07-08 16:57수정 2021-07-08 17:04

‘가짜 3.3’ 악용한 업체도 41%에 달해
“80% 입금체불, 30% 무급휴직·부당해고 겪어”
43개 직업군…도소매·숙박음식업 비중 커
가짜 5인미만 사업장 공동고발 400일이 되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일하는 사람 누구나 근로기준법’ 입법추진단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100호를 고발 접수하며 총 100개 고발사업장의 현황 및 직업군을 발표하고 ‘일하는 사람 누구나 근로기준법’ 입법제안 취지와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가짜 5인미만 사업장 공동고발 400일이 되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일하는 사람 누구나 근로기준법’ 입법추진단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100호를 고발 접수하며 총 100개 고발사업장의 현황 및 직업군을 발표하고 ‘일하는 사람 누구나 근로기준법’ 입법제안 취지와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노동청에 고발된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중 4곳 중 3곳이 서류상 쪼개기(하나의 사업장을 둘 이상으로 분리해 서류상 5인 미만으로 유지한 업체)로 근로기준법 적용을 피해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동운동단체 ‘권리찾기유니온’은 8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노동청에 고발·근로감독청원 등을 넣은 가짜 5인 미만 업체 100곳의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권리찾기유니온은 지난해 6월4일부터 이날까지 8차례에 걸쳐 ‘서류상 쪼개기’와 ‘가짜 3.3’(4대 보험 대신 사업소득세 3.3%를 납부해 직원을 개인사업자로 위장시키는 행위)으로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한 업체를 노동청에 고발해왔다.

100곳 중 ‘서류상 쪼개기’로 노동청에 고발된 업체는 총 75곳이었다. 이중 ‘가짜 3.3’까지 같이 저지른 업체는 21곳에 달했다. ‘가짜 3.3’만 적용해 발각된 업체는 20곳이었고 무턱대고 각종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업체는 5곳이었다. 5인 미만 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의 전면 적용 대상이 아니기에 ‘근로시간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휴일·시간 외·야간 수당 등을 요구할 수 없다. 또 ‘해고 제한’ 규정에서도 비켜나 무급휴직·부당해고를 당해도 구제받기 어렵다. 권리찾기유니온 정책국장 강경희 노무사는 “100개 업체 소속 노동자 중 80% 이상이 가산수당·휴업수당 미지급 등 임금체불을 경험했다. 또 4대 보험 미가입자의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고 근로계약서 작성·교부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3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강 노무사는 또 “무급휴직을 강요받거나 부당해고를 당한 경우도 45%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분류하면 43종에 달했다. 도소매업(19곳)이 가장 많았고 숙박음식업(14곳), 정보통신업(12곳), 사업지원·출판·영상·방송업(10곳) 등이 뒤를 이었다. 단체급식식당 주방인 ㅎ뷔페에서 조리 업무를 하다 8개월 만에 퇴사한 서진경씨는 “3.3% (사업소득세) 공제 시 실수령 금액이 더 많다는 얄팍한 유혹으로 대부분의 단기 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는 기타 연장근무수당이나 연월차 수당, 법정 공휴일도 없이 주 6일을 근무시켰다”고 토로했다. 하은성 권리찾기유니온 정책실장은 “다양한 종류의 직업을 가진 노동자들이 가짜 5인 미만 공동고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계약의 형식과 사업장 규모에 의한 차별을 폐지하는 게 정확한 해법이다”고 강조했다.

100곳 중 사건이 종결된 업체는 60곳으로 이중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2곳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등의 조처로 노동자와 합의하거나 검찰에 송치됐다. 강 노무사는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2개 사업장은 모든 소속 직원을 사업소득자로 위장한 ‘가짜 3.3’이었다.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임을 입증하려면 당사자 외에 다른 직원들도 노동자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다른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자신의 노동자성을 주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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