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에어컨 실외기가 불탄 모습. 소방청 제공
폭염이 기승을 부려 에어컨 사용이 급증한 가운데, 에어컨 화재가 잇따라 소방청이 주의를 당부했다.
23일 소방청은 보도자료를 내어 “에어컨 화재는 실외기에서 발생해 발견 대처가 늦어질 수 있다”며 “에어컨 점검과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7월30일 세종시 새롬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에어컨 화재로 주민 100여명이 대피하고 2천여만원의 재산피해가 있었으며, 올해도 7월22일 서울시 강남구, 송파구에서 실외기가 불에 타는 등 에어컨 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의 자료를 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 에어컨 화재는 706건 발생했다. 시기별로는 8월이 269건(38%)으로 가장 많았으며 △7월 173건 △9월 58건 △6월 57건 순으로 나타났다. 화재발생 원인은 과열, 과부하에 따른 전선 단락 등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가 76%(538건)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화재 예방을 위해선 사전 점검이 필수다. 전선이 낡거나 벗겨진 경우는 전문가를 통해 전선을 교체하고, 실외기 소음과 진동이 평소보다 크면 즉시 제조업체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또한 실외기는 통풍이 잘되는 곳에 벽과 10cm 이상 거리를 두고 설치해야 하며, 실외기에 쌓인 먼지를 닦고 주변에 낙엽처럼 탈 수 있는 물질들은 치워야 한다. 특히 실외기실이 별도로 설치된 경우는 환풍구(루버창 등)를 개방한 상태로 가동해야 화재를 예방하고 전기도 절약할 수 있다.
한편,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소방청의 온열질환자 구급출동은 22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배 이상 늘어 에어컨 사용빈도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방청 성호선 화재대응조사과장은“올 7월부터 폭염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으로, 에어컨 사용 시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실외기 주변을 청소하는 등 화재예방 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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